02/2012

 

 

 

 

 

 

 

 

 

 

 

 

  오늘을 바라보며

 

정의와 사랑

 

 

 

 

 

 

 

 

 

 

 





윤명선


목사
공동체문화원장
채플‘식구공동체’
sunnyyoon1021@hanmail.net






 


원수가 넘어질 때에 즐거워하지 말고 그가 걸려서 쓰러질 때에 마음에 기뻐하지 말아라. 주님께서 이것을 보시고 좋지 않게 여기셔서 그 노여움을 너의 원수로 부터 너에게로 돌리실까 두렵다. (잠언, 24: 17-18).

신학자, 목사, 권사, 집사 등 기독교 여성들이 모여 여성신학을 살고 있는 ‘기독여성 살림문화원’에서 마음 살림반을 만들어 여러 가지 공부를 하고 있다. 이번 달에는 ‘피해의식의 심리학’을 공부하였다. 야야 헤릅스트 Jaya Herbst의 책으로 임희숙 교수가 진행하였다.

먼저 피해의식의 부분에서 피해자 역할이나 가해자 역할을 한 것을 이야기부터 해보았다. “저요” 하면서 내가 제일 먼저 손을 들었다. “다들 피해자에 대한 얘기를 하는 줄 아는 것 같은데 저는 가해자 역할만 많이 한 것 같아요” 라고 말하였다.

나의 아들딸들은 아직도 그들이 어릴 때에 엄마가 엄마 노릇을 잘 못한 것에 대한 아픔이 가시지 않고 있다. 나는 셋째를 낳자마자 류마치스성 관절염에 걸렸었다. 무릎은 물론 각 관절마다 퉁퉁 붓고 몸은 꼼짝도 할 수 없었다. 매주 한번 병원에 가서 무릎뼈 속에다 주사를 맞는다. 일 년 쯤 치료를 하다가 별 진전이 없어서 그때서야 하나님께 기도를 하였다. “이 어린것들을 놓고 가는 건 죄입니다. 살려만 주시면 무엇이든지 할 테니까 이 아이들이 어른이 될 때까지 살게 해주십시오.”

그러고 5년 후에 내가 부름 받았다는 의식을 하게 되었다. “약속을 하였으니 지킬 테니까 그 대신 저는 하나님 일을 할 터이니 하나님은 내 일을 해주세요”라는 약속을 하였다. 주부일 만하는 것보다 아무래도 아이들을 돌보는 일에는 소홀이 될 것 같아서이다.

그런데 밖의 일이 있기 때문에 아이들을 돌볼 수 없는 단순한 경우가 아니라 더 큰 문제가 터진 것이다. 남편이 ‘예수일’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왕비처럼 해주면서 살려고 하는데 왜 밖에 나가서 머슴처럼 그러냐는 것이다. 하나님하고 약속을 한 것을 지키지 않으면 우리는 모두 망한다는 것은 어릴 적부터 알고 있던 신앙이기에, 남편을 달래기도 해보았고 사정도 하여 보았지만 그의 주장은 꺾이지 않고 우리는 매일매일 갈등을 겪게 되었다. 종내에는 집을 떠나 7개월 동안 집에 들어가지 못한 적도 있었다. 이럴 때 아이들은 불안에 떨었고 그런 와중에 엄마는 아이들을 위로하고 돌볼 능력도 없었다. 그리고 ‘주의 일’이라는 것 때문에 아이들과의 갈등은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그러니 나는 아이들에게 피해의식을 준 가해자입니다”라고 고백하였다. 이 책의 내용은 이런 경우에 가해자 쪽에서 아무리 사과를 하고 빌어도 피해자 쪽에서도 자기가 피해를 입었다는 덫에서 헤어 나오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상대방 때문에 그렇다는 생각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거나, 원수를 갚고 싶은 마음에 사로잡혀있으면 무기력해지고 에너지는 점점 소모되어 간다는 것이다. 외부 반응에 의해서 용서를 하고 안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내면의 치유를 자기 자신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과응보의 입장에서 보면 잘못한 일이 있는 사람이 벌을 받거나 일생동안 자기 이익만을 위해서 산 사람이 후에 망하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성서에서는 그럴 일이 일어나더라도 기뻐하지 말라는 말을 하고 있다.

정의를 행하는 일은 하나님께 맡기고? 그럼 나는 사랑만 행하라고? 하는 질문이 생긴다. 특히 이 시대에 여성신학을 하는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복잡한 고민이다. 내 자신도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모자라고 인격도 모자라서 엄마의 사랑을 제대로 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죄스럽다. 그러나 하나님의 은총으로 아이들이 잘 살아주고 있는 것이 감사할 뿐이다. 큰딸은 주부의 노릇을 너무나 잘하고 있고, 작은 딸은 부모로부터 상처받은 아이들을 치유해주는 일을 하고 있다.

내가 하는 노력은 하나님 일을 하는데 있어서 나에게 상처주고 훼방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용서하는가? 하는 것이다. 살림문화원에서 공부한 것처럼 자아성찰을 하면서 하나님 안에서 행복할 수 있는 나의 자아를 강화시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음이 통하는 친구들이 모여 서로 눈을 맞추고, 서로 격려해주며, 서로 주고받기를 잘하는 것이다. 이렇게 사랑을 실천할 때 하나님은 나를 정의로운 사람이라고 인정해주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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