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003

 

 

 

 

 

 

 

 

 

 

 

 

  편지로 띄우는 말씀

 

평화의 임금을 섬기는 사람들

 

 

 

 

 

 

 

 

 

 





김영운 목사

발행인
공동체성서연구원장










 


지금으로부터 이십 여 년 전 CBS가 군사정부의 탄압 아래 뉴스도 못하고 광고 방송도 못하여 어렵던 때의 일입니다. 평소에 설교를 인쇄 매체로 발표하는 것을 마다했던 저도 강청에 못 이겨 설교 한 편을 기독교방송 설교 집에 실었던 일이 있었습니다. 제목하여, ‘사람을 찾습니다.’였습니다.

오늘을 바라보며, 특히 성탄절을 다시 맞으며, 나는 또 다른 광고문안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평화의 임금을 섬긴다는 사람들은 그토록 많은 터에, 어쩐지 전쟁을 지지하는 사람은 그리도 많고, 내부의 갈등과 다툼도 그렇 게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직설적으로묻는 제목을 붙이고 싶습니다. “평화의 임금을 섬기는 사람들아, 어찌 두 임금을섬기겠나?”

이라크 파병 문제가 기정사실이 되었다하여 접을 수 없는 문제가 있습니다. 대통령 재신임 문제가 일단락 되었다하여 접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교회들이 성탄절 행사를 거창하게 치를 준비를 한다하여 그만둘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국익’이라는 이름의 미신 앞에서는 어째서 교회도 신자들도 침묵하든지 외면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어떤 상황이나 조건 속에서도 미국은 ‘자국의 국익’을 최우선하는 나라인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일입니다. 국제 여론도 밀어붙이든지 조작하든지 자기네가 원하는 방향으로 몰고 가는 데 염치도 모르는 나라처럼 되어갑니다. 오죽하면, 미국 안에서 뜻있는 이들이 그런 현상의 원인으로 대통령이 ‘괄목할 만큼 성공적으로 거짓말을 한다’면서, 심지어는 ‘대통령 직을 도둑질하더니’ 대량 살상무기도 흔적도 못 찾고, 사담과 알카에다의 연계도 찾지 못한 것을 무섭게 지적합니다.

미국 안에서는 물론 세계 여러 곳에서 뜻있는 사람들이 이라크 전쟁을 반대합니다. WTO를 비롯한 세계화를 반대하는 운동이 끈질지게 이어집니다. 패권주의를 반대하는 것이나 전쟁을 반대하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이는 적극적으로 인권 운동, 생명 운동, 평화 운동인 것입니다. 평화를 거부하지 않는 몸짓을 짓는 사람들마저도 ‘국익’ 미신에 사로잡혀서 상황논리나 중간공리를 내세우며 더욱이 현실주의를 주창하며 저마다 국익을 생각한다면서 파병도 찬성하고 그래서 결국은 전쟁을 지원하고 찬성하는 사람들이 됩니다.

최근에 굴지예프의 생애와 사상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3부작을 만들어 세 개의 금상을 받은 윌리엄 패트릭 패터슨이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은 자못 의미심장합니다. “현재 세계가 중동에서 빠져 있는 수렁이 끝나면 사람들은 그 싸움의 근본 원인이 무엇이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 대답은 근본주의입니다. -기독교와 유대교와 모슬렘을 막론하고 그렇습니다.”

다툼과 전쟁, 내흥과 정쟁 등 모든 형태의 갈등은 근본주의나 근본주의적인 태도에서 비롯됨을 실감하게 하는 말입니다. 인류이든 국가이든 스스로를 파멸시키는 것으로부터 벗어나야 하고 스스로를 지켜야 합니다. 그것은 서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이해하고 존중하고 신뢰하고 협동하여야 합니다. 생존과 지속가능한 발전도 이 바탕 위에서만 가능하고, 공동선과 공존공영도 평화도 이 토대 위에서만 가능합니다.

우리는 금년에도 또 다시 노래할 것입니다.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 땅의 평화를 만들지 못하면서 하늘의 영광을 노래하는 것은 거짓입니다. 거짓 찬양을 하는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것은 '거짓 평화' 일 따름입니다. 평화의 임금을 맞이하는 사람들, 섬기는 사람들은 열 일을 제쳐놓고 평화를 만드는 일에 투신해야 할 것입니다. 이 일을 먼저 하고, 나머지 일은 그 다음 또 그 다음으로 할 일입니다. 이 길만이 하늘의 영광을 드러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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