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003

 

 

 

 

 

 

 

 

 

 

 

 

  오늘을 바라보며

 

‘큰언니’의 향기 있는 삶

 

 

 

 

 

 

 

 

 

 

 





신 선

덕수교회 협동전도사, 한국여신학자협의회 공동대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여성위원, 전 예장 여전도회전국연합회 총무










 


시월이 다갈 때쯤, 우리는 치악산에서 한국여신학자협의회가 실시했던 ‘큰언니 아카데미’ 프로그램의 생명기행을 가졌다. ‘아름다운 노년’을 위한 이 프로그램에서 우리들은 나이 들어가는 삶에 새로운 도전과 격려, 용기를 얻었다.

몸과 마음과 영혼이 모두 건강하고 아름답게 나이 들어가기를 원하는 큰언니를 초대하여 건강한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모두의 노력을 찾아보기로 하고, 큰언니들이 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사회를 주체적으로 만들어갈 수 있도록 지혜와 용기를 나누어 주는 귀한 만남의 자리를 만들자는 것이 목적이었다.

하나님의 창조 섭리로 태어남과 죽음 그리고 부활이 하나임을 깨달아 그 거룩한 진리를 여성 신학적 관점에서 살아가도록 격려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이 들어 할머니가 됨을 단순히 노년으로 규정 하고 위계적 연령으로 생각했던 틀을 벗어나 자매간의 정겨움과 애틋함을 나누는 ‘큰언니’로 부르기로 하였다. 집안에서 다정한 할머니가 사회적으로는 큰언니가 되는 것이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동안 세대간의 벽을 뛰어넘어 언니의 지혜와 경험으로 여성신학을 공유하는 출발점이 되었음에 만족하였다.

이 프로그램은 여성의 몸을 들여다보며 생명잉태의 과정에서 난자가 정자를 흡입한다는 사실, 한 개의 난자에 2-3억 개의 정자가 뿌려진다는 것, 유전자가 부계의 유전계통과 모계의 혈통계통이라는 것 등의 몇 가지 핵심적인 점에서 또 생물학적 차원에서 여성의 몸이 중요한 주체라는 사실을 새롭게 인식하였다. 또한 초경의 신비함이나 완경(폐경)의 여성이 후손들을 위한 지혜의 샘으로 가족관계의 역할 상 얼마나 중요하고 당당한 존재인가를 확인하게 되었다. 실천적인 몇 가지 개선 방법 중에 브래지어에 박혀있는 모양 만들기 철사가 심장과 유방에 해로우니 철사를 빼내고 몸을 자유롭고 건강하게 사랑해 주는 일에 관심을 모을 것을 다짐했다.

마음 들여다 보기를 통해서 느낌가지기, 감정나누기로 인생 곡선을 그려보며, 아름다운 노년의 삶의 태도를 정리해 보고, 거룩한 노년을 위한 성경적 이해를 가지며 미완성 인생이 죽음으로 완성에 이르는 성찰과 준비가 필요함을 강조하였다.

이와 같은 과정을 정리하려고 생명기행을 떠난 참가자들은 서로를 발견하고 이해하는 방법으로 인간관계훈련과 인체개발 건강훈련, 명상요법, 의사소통, 삶을 사랑하며 축복하기 등의 일정에서 향기 있는 삶을 가꾸는 연습을 해보았다.

이렇게 큰언니로 새로워지니, 이웃과의 관계나 가족간에 늘 정답게 필요한 존재로 사는 대상으로 느껴지는 ‘살리미’ 인생이 되는 것이다. 살리미로 사는 어느 언니가 고백하길, “자기 집에서 남편은 외출할 때 마음대로 나가는데, 자신은 외출할 때마다 왜 남편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자 듣는 모두가 웃음을 터트리면서도 한결같이 공감했다.

그리고 이해 못하는 억압을 느끼면서도 지난 세월동안 열심히, 힘겹게 살아왔던 모든 것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당당한 ‘나’인지를 확인했다. 눈물겹고 행복했던 시절이 쌓여서 오늘의 ‘향기’로운 ‘나’로 웃을 수 있는 인생 곡선을 그려보며 모든 유여곡절을 그 자체로 아름답게 받아들이기로 마음을 정했다.

인간은 누구나 단순히 쇠퇴되는 늙어감이 아닌 성숙으로 향하는 나이듦이다. 자연이 내는 아름다움의 멋과 향기를 나의 나이듦에서 마음껏 표현할 수 있다는 확신으로, 단순하지만 의미 있게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가꾸고 싶어졌다. 혼자서 어려우면 큰언니들끼리 어울릴 수 있기 때문에 용기를 얻은 것이다.

이번 프로그램으로 내 영혼의 리필을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그 것과 손을 잡을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 우리 자신을 감동시켰다. 이제는 어느 순간에 늙음이 내 앞에 다가왔음을 깨닫고 화들짝 놀라기보다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감사하는 비결을 터득하고 나이 들어감에 대한 여유와 우아함을 배우고 싶어졌다. 조급했던 지난 시절을 뒤로하고 느리고 천천히, 넉넉하게 마음을 내려놓고 싶어진 것이다. 나이듦은 하나님의 계획이라는 생각에 이르니 내안에 잠재된 자생능력을 표현해 내는데 열심을 다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자연의 법칙에는 아름다운 향기를 맡으면 생명들이 모두 향기 나는 곳으로 모인다고 한다.

‘하나님의 말씀과 친숙한 나의 나이듦’의 삶을 영성으로 채우고 싶다. 나이 들어감은 지혜와 영성이 풍성해 지는 것과 비례한다는 것도 중요한 교훈이다.

요즈음은 70대에 세상을 떠나면 너무 이르다고 하고 80대까지도 건강하여 수명이 연장되는 고령화 사회에서 노년층이 할 일 보다는 할 일없어 자신의 정체성까지 흔들리는 이 시대의 과제를 위해 교회가 좀 더 조직적이고 구체적이며 재생산적인 장소가 되어 줄 수는 없을까? ‘큰언니’운동이 교회적으로 확산되도록 힘써야 하겠다.

12월, 예수님이 탄생하신 계절! 태어나 자라고 나이 들어가며, 죽음과 부활로 이어지는 하나의 길에서 나이듦이 새로운 탄생의 영성으로 손짓한다. 우리의 삶은 그 영성으로 향해 있다. 나의 나이듦도 가장 귀한 하나님의 축복이요, 향기임에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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