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연 명상시간에 ‘성 라자로’ 마을을 들러 보았다. 나환자들, 흔히 말하는 문둥병환자들을 위해 세워진 마을이다. 여러 신부, 수녀, 의사들께서 그들의 치료를 위해 살아가셨던 공간이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 있는 그 마을을 이리저리 들러보는데, 얼마 전 엄마 손에 이끌려 극장에 가서 보았던 ‘모터싸이클 다이어리’라는 영화가 생각났다.

간단히 영화소개를 하자면, 이 영화는 근대의 위대한 혁명가 ‘체 게바라’의 인생 중 어느 한 시점을 영화화 했다. 영화 속에서 ‘체 게바라’는 나환자들이 기거하고 있는 어느 섬에 가게 되는데, 그는 당시 의대생으로 남미 대륙을 여행하면서, 하층민의 고통스러운 삶을 보게 되었고, 그로 인해 권력층과, 사람과 사람을 분리시켜 생각하는 이들에 대해서 저항감이 커져갔다. 나환자들 사이에서 생활하고 그들의 삶 속에 어울려 보니, 그들처럼 꾸밈이 없고 진실된 사람이 없다고 느끼게 된 ‘체 게바라’는 사람들을 단순히 문둥병에 걸렸다는 이유만으로 배척하고 소외시킨 국가에 대하여 반감을 품게 되었고, 여행에서 스스로를 일깨우고 성장시킴과 동시에 다른 이들을 기쁘고 평화롭게 일깨우는 혁명가로 성장하게 된다.

‘성 라자로 마을’. 사회에서 밀리고 소외받아 갈 곳 없었던 나환자들을 위한 마을이다. 사회 곳곳에서 배척당하고 무시 받으며, 보통사람들과 격리된 생활을 해야만 했던, 그들에게는 이 곳이 바로 ‘천국’이 아니었으랴.

나는 생각해 본다. 위에서도 말했듯, 명상이란 자신을 일깨우는 것, 자신을 일깨움으로써 다른 사람들에게 평화를 주는 것도 좋겠지만, 내가 깨어남과 동시에, 사회에서 소외를 받고 있든 아니든, 환자이든 아니든, 나와 함께 하는 그 모두가 더불어 깨어날 수 있다면 더 좋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