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순, 공동체성서연구

 

 


11/2014

 

 

 

 

 

 

 

 

 

 

 

 

  단편동화

 

할아버지 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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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이 령

아동복지교사
지역아동센터에서 독서지도하며 강정규선생께 동화공부하고 있음.






 


싱글벙글 새신랑 입이 귀에 걸렸지
아가 복도 많이 받아
한해 걸러 아들 딸 순풍순풍 낳았어
횃대보 아래 머루알 같은 눈알들이 빛났지

사노라면 좋은 날만 있겠는가
비 오고 바람 부는 날도 있는 법
해방되기 몇 해 전
징용으로 나오라는 통지 받았대
태어나 자란 마을 한 번도 나가본 적 없는 덕만이 아저씨
멀리 현해탄 건너 일본 탄광 끌려가셨대

올망졸망 강아지 같은 자식 볼 소망으로
3년을 하루같이 모진 노역 감당하셨지
해방되자 단숨에 집으로 돌아온 덕만이 아저씨
오랜 고생 탓인가 병을 얻어 사경을 헤메셨대

강중강중 뛰며 아버지 왔다고 반기던 어린 딸
아빠 곁에 누워 신음신음 앓다가

어느 날 밤 뽀로록 게거품 품고 하늘나라로 날아갔어
“지애비 살린 효녀야!‘
동리 사람들 귀엣말 소근거렸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딸 가슴에 묻고 다니셨지

태풍불고 억수같이 비 쏟아지다가
날씨 개고 햇볕 받으면
잎이 나고 꽃도 피어나듯
슬픔도 바쁘게 살다보면 일 속에 묻히는 법 ,
일귀신 아저씨는 슬플 때나 기쁠 때나
이른 새벽 소를 몰고
30리길 타동네 가서 품을 팔으셨대

아저씨 때때로 풍류도 즐기셨대
청아한 소리가락으로 좌중을 휘어잡고
술 좋아하고 사람 좋아해서
인근 마을 5일장 날 만난 사람
아저씨 술 못 얻어먹은 사람 없었다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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