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지역아동센터에서 독서시간이었어요.
저녁을 먹고 나서 강정규 선생님 동화책 <다섯시 반에 멈춘 시계>를 읽고 있었어요.
잉규가 설사가 나는 바람에 급히 볼일을 보려다 공중화장실에 빌려 찬 시계를 빠뜨렸어요.
“선생님 밖에 비가 많이 와요.”
한참 재미있게 읽고 있는데 복지사선생님이 와서 말했어요.
“어머! 그래요?”
“아이들 일찍 보내야 할 것 같아요.”
“그럼 얼른 수업 마칠게요.”
독서선생님이 나머지는 다음 시간에 읽자고 하셨어요. 우리는 더 읽고 싶었는데.
우산을 가지고 온 아이들은 서둘러 집에 갔어요.
아침에 나올 때 일기예보에 비가 올 거라고 했는데 깜박하고 그냥 왔어요.
‘어쩌지?’
창밖을 내다보며 걱정이 되었어요,
‘저 우산을 안 가져왔어요.’
선생님께 말씀드릴 용기가 나지 않았어요.
친구들이 다 가고 저하고 대현이만 남았어요.
대현이는 할머니가 우산을 가지고 오신다고 기다리는 중이래요.
우리엄마는 식당일 나가셔서 마중을 못 나오시거든요.
가방을 들고 센터 문을 나섰어요. 3층에서 1층으로 내려오는데
대현이 할머니가 우산을 들고 서 계셨어요.
“대현아! 대현아!”
부르시고 서 계셨어요,
나는 3층으로 뛰어 올라갔어요.
“대현아, 너네 할머니 오셨어. 빨리 내려와!”
대현이가 웃으면서 따라왔어요.
“할머니, 3층으로 올라오지 않고?”
“할미가 다리가 아파서 그러지.”
나는 할머니께 인사를 드렸어요.
“너 우산 있니? 혹시나 해서 하나 더 챙겼는데.”
그러고 보니 대현이 할머니 손에는 우산이 3개 들려 있었어요.
“아니…… 없어요 .”
나는 작은 소리로 대답했어요.
“이거 쓰고 가라.”
할머니는 하얀 비닐우산을 내 손에 쥐어주셨어요.
“할머니 고맙습니다. 다음에 돌려드리겠습니다.”
“아니다, 그러지 않아도 된다.”
할머니가 말씀하셨어요.
우산을 받아들고 센터를 나서는데 세상에서 제일 값진 선물을 받은 것 같이 기분이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