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서핑을 하다보면, 별의 별 주장들이 난무한다. 유트브가 등장하면서 자기 얼굴을 공개하면서 백가쟁명으로 자극적인 요설들(?)을 쏟아내는 자타칭 ‘목사’들도 제법 많다. 그러다보니 평신도(?)들 가운데 자기 입맛에 맞는 주장들이 나오면 환호하며, 그들의 주장을 근거로 무차별적으로 교회와 목사들을 공격하는 일들이 다반사다. 그러한 사람들의 주 관심사 중에 하나가 헌금에 대한 것이다. 심지어 진보적인(?) 교계언론에서 조차 교회 헌금의 종류가 수십 가지에서 수백까지라고까지 공격해 댄다. 얼마나 제목이 자극적인지 나 같은 목사도 읽어 볼 수밖에 없다. 찾아보니 과장도 그런 과장이 없다. 헌금종류라야, 주일헌금, 십일조. 목적헌금, 감사헌금 외에 무엇이 더 있겠는가. 절기헌금도 감사헌금의 한 종류고, 출산·생일·결혼 등등 그런 감사의 종류를 헌금의 종류로 분류해서 공격하다니 한심하다기보다 측은해진다. 얼마나 헌금하기가 싫고 교회와 목사가 싫었으면 그런 주장을 펴고 또 거기에 동조하는가?

그런데 이제는 좀 더 자극적인 주장들이 등장했다. 한번 유트브에 ‘십일조’라고 검색해보시라. 별별 주장들이 다 나온다. 그 가운데 압권은 ‘십일조 하는(받는) 사람(목사)는 지옥 간다’는 주장이다. 그 비슷한 주장들은 헤아릴 수 없을 지경이고. 그러한 주장에 표시되는 구독자 수는 때로는 수심만 뷰를 기록하고. 얼마나 헌금하기 싫은 마음이 강했으면 그럴까 안타깝다. 물론 성경에도 그들이 좋아할 만 한 구절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성전문을 닫았으면 좋겠다는 말씀도, 제물을 드리지 말라는 말씀도 있다. 그러나 그런 말씀들을 전후 맥락을 무시하고 문자 그대로 받아드리는 것이야 말로 오독 誤讀이 아니겠는가? 참으로 가볍지 않은 문제다.

농촌에서 빈농의 자식으로 태어났지만 가난하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뼈저린 경험을 한 것은 첫 번 부임한 교회에서였다. 비바람이 제집 드나들 듯하는 예배당과 밀린 전기요금 고지서가 전부였다. 그러니 학생들을 중심으로 조금씩 예배당이 채워져 갔지만 형편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그런 형편이니 먹고사는 거야 그렇다고 하더라도 예배당을 꾸미는 것을 비롯해 아무 일도 할 수가 없었다. 헌금을 강조할 줄도 모르고 강조한다고 해도 할 수 있는 사람도 없고.

그렇게 지내던 어느 해 가을, 청소년부 학생들이 회의를 마치고 나를 찾았다. 자기들이 교회 비품 마련을 위해서 자금을 마련하기로 했단다. 그러면서 의아해하는 내게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이제 추수철이 되면 추수할 손들이 부족한데, 자신들이 시간을 내서 벼베기를 하겠다는 것이다. 대략 논 한마지기 추수를 하면 얼마만큼의 비용이 발생하는데, 자기들이 그 반값만 받고 일손이 부족한 노인들 가정부터 신청을 받아 하겠단다. 그러면 그 가정들은 싼값에 추수해서 고마워 할 것이고 자신들은 자금을 마련해서 좋단다. 걱정하는 내게 부모들 허락도 받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게 될까? 하지만 그해 가을 놀랍게도 교회에 필요한 대부분의 비품을 마련할 수 있었고, 전도사인 내 손목엔 젊은이들의 땀인, 지금도 간직하고 있는 값비싼(?) 시계까지 채워질 수 있었다.

또한 그해 추수감사절. 지난 호에 언급했던 청년이 거의 한 가마니 되는 쌀을 봉헌했다. 봄에 모내기를 하면서 믿지 않는 아버지에게 부탁을 했더란다. 추수감사절 때 쌀을 하나님께 바치고 싶으니, 자기 집 논 사이에 있던 수로에 모를 심어 추수하게 허락해 달라고. 그 아버지는 건성으로 듣고 허락을 했는데 추수한 벼를 보고 놀랐다고. 조금은 순수했던(?) 내게 그들의 헌신은 정말 감동이었고, 참된 봉헌이 무엇인지 깨닫는 계기였다. 지금도 그들을 생각하면 한없이 감사하고 지금의 내가 마냥 부끄럽기만 하다.

이스라엘의 5대 제사 가운데 화목제가 있고, 화목제 가운데 낙헌제가 있다. 다른 제사는 의무이거나 조건이 있다. 그러나 낙헌제는 그냥 주님을 사랑해서 드리는 자원제(사)다. 그렇기에 낙헌제물 만은 조금 흠이 있어도 받으시며, 제물도 이웃과 함께 나눠 먹을 수 있고, 또한 다음 날까지 두었다 먹어도 되는 특별함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낙헌제의 교훈을 모르고 있거나 잊고 있는 듯싶다. 기쁨으로 자원하여 섬기는 낙헌제의 정신이라면 뭐가 문제이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