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간다는 것…’ 누구나가 믿음 생활을 하면서 고민해 보았을 문구입니다.

그리스도인이란?

구약시절 고대 이스라엘에서는 대제사장, 선지자, 왕의 머리에 기름을 부어주어 거룩함을 표하는 관습이 있었습니다. 그것을 기름부음을 입은 자 즉 히브리어로 ‘메시아’ 헬라어로 ‘크리스토우’로 불렀습니다. 처음으로 그리스도인이라 불리어졌던 것은 사도행전 11 : 26에 “제자들이 안디옥에서 비로소 그리스도인이라 일컬음을 받게 되었더라” 라고 증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의 왕이시자 선지자이시자 대제사장 되신 예수님을 믿는 사람을 그리스도인이라 불리게 됩니다.

언젠가 잡지에서 본 유명한 신부님의 인터뷰입니다. 기자가 질문합니다.

"신부님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게 무엇입니까?"

신부님 대답이 간단명료합니다.

“조금 불편하게 사는 것이오.”

순간 짧은 이 임팩트 있는 말에 저는 강한 충격을 받고 잠시나마 불편한 삶을 살고자 무단히 노력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불편한 삶을 살기위해선 항상 전제조건이 앞에 붙게 되더군요. 솔선수범, 양보, 배려 등등…. 누구나 아는 일이고 건강한 지성인이라면 자연스레 갖춰야 할 필수덕목이겠지만 이것을 실천하기가 생각보다 그리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을 곧 알았습니다. 요즘 시대에 이런 삶을 살면 괜히 손해 보는 것 같기도 하고, 나의 양보하는 행동이 반복되다 보면 사람들은 그것을 당연한 듯 여기며 무시하지 않을까 염려되기도 합니다.

어느 책에서 본 인상 깊은 글귀입니다.

“섬김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향기를 물씬 풍기는 백합화 같은 그리스도인이 되십시오.”

예수님의 삶처럼 낮은 자세로 가장 낮은 곳에서 부터 섬기는 삶….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원하고 바라는 삶이지만 이것 역시 그리 녹녹치는 않을 것입니다. 같은 기독교 교인끼리는 잘 섬길지는 몰라도 다른 타종교인이나 나보다 낮아 보이는 사람에게까지 섬긴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우습게도 쉽게 알량한 자존심이 발목을 잡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저 역시 예수 그리스도의 섬김의 삶을 올바로 살아본 적이 없기에 ‘내 바른 삶이 다른 이에게 전도다’ 라는 생각으로 예수님의 향기를 물씬 풍기길 소망하며 노력하려고 애쓰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그 향기가 많이 옅어 졌지만…,)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간다는 것… 많은 것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봉사와 섬김의 삶이’ 이 시대를 사는 그리스도인의 사명이자 이유이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더욱이 코로나19로 전국이 떠들썩한 요즘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이유가 절실히 나타나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지금 제가 있는 이곳 대구는 아시다시피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피해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신천지라는 복병도 있었지만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초기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던 확진자 수도 지금은 그 수가 점차 많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것은 국가 보건당국의 의료시스템 덕분이기도 하겠지만 현지에서 제가 본 모습은 위험할 수 있는 이곳으로 달려와 봉사한 의료 자원 봉사자분들의 힘든 노고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 의료 봉사자분들은 생명 존엄인 의료인의 사명감을 가지고 봉사하신 분들인데,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섬김과 봉사의 사명을 실천하기 위해 참여하신 의료 자원봉사자 분들이 많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제가 아는 지인의 가족도 신앙이 돈독한 한 분인데 이곳에서 벌써 두 달 가까이 의료 자원봉사를 하고 계십니다. 의료진의 수가 부족해 몇 시간 제대로 잠도 못자고 봉사한다는 것을 들었습니다. 한사람의 그리스도인으로서 이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봉사와 섬김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이런 분들이야 말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진정한 그리스도인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예전에 친한 지인에게 선물 받은 작은 나무십자가 하나가 있습니다. 성경 묵상 할 때마다 옆에 두고 기도드리곤 했었는데 목에 걸고 싶어 나무 십자가 색에 맞추어 줄을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목걸이 줄을 산지가 꽤 됐는데 아직까지 한 번도 목에 걸고 밖에 나가질 못했습니다. 두려워서 일까요, 아님 자신이 없어서 일까요…. 왠지 십자가를 목에 걸고 나가면 정말 손톱만큼도 죄를 지으면 안 될 것 같은 두려움과 소위 성경에서 말하는 죄를 짓지 않을 자신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순간 다시 한 번 용기 내어 기도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향기를 발하며 섬김으로 조금은 불편한 삶을 살아가는 전도자가 될 수 있도록 인도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