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이는 사람으로 온전하게 하며
모든 선한 일을 행할 능력을 갖추게 하려 함이라”(딤후3:16-17).

하나님의 은혜와 섭리 가운데 세워진 서산 은혜교회가 지난 2월 둘째주일에 창립10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작년에 목회를 계획하면서 지나온 10년을 어떻게 기념할까 모색하다가 성경필사를 온 교우가 함께하면 좋겠다는 계획을 기획위원회에 안건으로 내고, 토론 후에 실행하기로 하였습니다.

시작하기 전에 준비가 필요했습니다. 필사할 성경의 범위를 정하였습니다. 참여할 교우들의 수를 생각하여 신약성경으로 한정하고, 책은 개역개정판으로 정했습니다. 그리고 준비 작업으로 원고지를 제작하였습니다. A3 정도 크기로 원고지 형태로 칸을 만들어 특별 제작 하였습니다. 그리고 펜은 흑색 플러스 펜을 대량 구입하여 넉넉하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작년 5월 넷째 주일 오후시간에 교우들을 모아 놓고 오리엔테이션을 하였습니다. 이 자리에서 교우들의 추천을 받아 편집위원을 6명 선정하고, 원고지 쓰는 법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리고 예시 문을 작성해서 교우들이 보기 좋은 곳에 붙여 놓았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제안을 했습니다. 힘들더라도 틀린 것을 고치지말자고 했습니다. 화이트로 고치기 시작하면 나는 어쩌다가 틀린 것이지만 모두가 한 페이지에 두세 군데만 화이트로 고친다고 하더라도 성경이 누더기가 될 수도 있으니 집중하여 쓰고, 성경을 쓸 때에는 모든 것을 멈추고, 쓰기에만 집중할 것을 주문하였습니다. 그리고 한 장, 혹은 몇 장을 쓰고 편집위원들에게 검사를 맡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기한을 작년 10월말까지 약 5개월의 시간을 주었습니다. 이렇게 한 이유는 원고지를 수합하고 편집하여 책으로 발간하는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게시판에 신약성경 27권을 쓰고, 담임목사 부부가 솔선하는 자세로 마태복음을 쓰기로 하고, 교우들로 하여금 쓰고 싶은 책 옆에 자기이름을 적도록 하였습니다. 참여자는 일흔이 넘은 원로장로님부터 30대 초반의 교우에 이르기까지 모두 35명이었습니다.

요즈음 글씨를 쓰는 일이 드물기에 저 자신도 많이 힘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을 다해 적어가면서 말씀이 주는 은혜와 감동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참여한 교우들도 모두가 최선을 다해 자신의 분량을 채웠고, 이렇게 모아져서 신약성경 필사본으로 완성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편집 작업이 남아 있었는데 이 일은 아주 순조롭게 마칠 수 있었습니다. 작년 이맘때에 우리교회에 등록한 이 장로님과 최 집사님의 수고와 헌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장로님은 육군대령(국방대학원 교수)으로 예편하신 분이고, 최 집사님은 한예종 출신의 시나리오 작가입니다. 이 일을 위해 이 시골 마을에 두 가정, 인재들을 보내주셨습니다. 주님의 은혜가 감사할 뿐입니다.

이번 일을 진행하면서 몇 가지 느낀 점이 있습니다. 어떤 일도 쉽고 만만한 일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사실 쓰다가 틀리고, 또 쓰다가 틀려서, 크게 스트레스를 받은 성도들도 있었습니다. 어느 집사님이 고백하더군요. “목사님 저는 쓰다가 자꾸 틀리니까 성경이 막 싫어지기도 했어요. 그런데 이렇게 책으로 나오다니 감격입니다. 다음에 다시 쓰게 된다면 마음가짐을 바르게 갖고 쓰고 싶어요.”

또 하나는 힘든 만큼 보람과 기쁨도 크다는 사실입니다. 이 일은 온 교우들을 결속시키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지난 1월 말경에 책으로 만들어진 신약성경 필사본은 그 동안의 힘든 마음을 한방에 날려주었습니다. 2월 14일 주일 예배시간에 신약성경 필사본을 봉헌하였습니다. 온 교우들이 감격하였습니다. 각 가정에 1권씩 소장용으로 10주년 선물인 수건과 함께 나누어 주었습니다.

봉헌하는 날 교우들에게 구약성경 필사는 창립20주년의 과제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말씀을 지켜 실행하는 일임을 강조했습니다. 신약성경 필사에 참여한 은혜교회 교우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