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분을 하루 앞둔 3월 20일(목) 일생을 믿음으로 치열하게 살다가 하나님의 부름을 받은 김영운 목사님을 그리워하며 그 분의 신앙적 유산을 이어가려는 성서공동체 연대 회원들이 송탄에 위치한 아름다운 송북교회에 모였다. 12시에 모여 먼저 예배를 드리기로 했는데 서울에서 윤명선 목사님과 공동체 회원들은 이미 도착해 있었다. 역시 부지런한 분들이다.

성서공동체연대 총무인 김종우 목사의 사회로 먼저 하나님을 예배하였는데 서울공동체의 장선희 성도의 진솔한 고백적 기도와 우리 서로 사랑으로 참고 기다리며 하나가 되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자는 前 대표 추교화목사의 말씀에서(눅 15:11-32) 깊은 감동과 은혜를 받았다.

송탄 공동체에서 접대한 맛있는 점심식사를 나누고 김영운 목사님의 족적을 기억하며 자기소개를 마치고 지나간 날들의 성서공동체 연대에 대한 회고와 경험들을 반성적 측면에서 회의를 시작하였다.

작은교회의 중요성과 교파교회에서 지역모임으로서의 교회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성경말씀나눔을 그 핵심에 두고 한국교회의 변화를 꾀하기 위해 시작된 햇순의 유산과 에니어그램의 일면 중요성을 인지하면서 그분이 시작한 위대한 영적 유산들을 이제 우리가 계승하고 완성해 나가야한다는데 마음을 합하였다.

청년시절부터 햇순으로 성경공부를 시작했다는 강일구 목사(사랑누리교회)는 주입식 교육이 아닌 성서공동체의 성경말씀 나눔으로 서로간의 질문과 대답, 실존적으로 주어지는 신앙적 고뇌를 통해서 참된 그리스도인으로 변해갔다는 기억을 되새기면서 그런 경험의 소유자들이 모여서 진정한 공동체를 이룰 수 있다고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였다. 황남덕 목사(새민족교회)도 자신의 유학 전 성경공부가운데 깊이 있는 회원 간의 소통이 감동적인 것이었다고 회고하였다. 이런 경험들은 목회자와 평신도회원들이 함께 한 공동체 회원들의 경험과도 일치 했는데 햇순으로 말씀을 나누면서 성경을 바라보는 새로운 지평이 열렸으며 에니어그램을 통해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는 최재숙 회원(식구공동체)이나 목회자들과의 숨김없는 말씀나눔 가운데 새로운 기쁨과 신앙적 안목을 넓혀갔다며 그 기쁨을 토로한 장선희 회원(식구공동체), 성서공동체 회원은 아니지만 목사님과의 햇순의 말씀나눔을 통해서 공교회성과 교회간의 소통의 중요성을 확실히 알게 되어서 감사하고 기쁘다는(송북교회 김은숙 권사) 고백들은 성서공동체가 보여주는 귀한 장점임에 분명하였다.

냉철한 반성적 시각도 많았는데 성서연대의 근간인 지역모임에 관하여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 이렇게 좋은 공동체의 말씀나눔의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현재 공동체 지역모임은 송탄, 서산, 서울, 식구공동체등 3-4개 모임에 불과했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회원들의 연대에 대한 미약한 자기정체성과 그로 인한 부족한 열정에서 비롯된다고 보았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대표의 역할인데 현재 다른 지역 공동체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예를 들어 송탄에서 오랫동안 지역대표로 일한 우철영 목사의 공동체를 위한 노력은 칭찬할 만하다. 십 수 년 동안 송탄 공동체가 지금까지 유지되어 온 것은 거의 우 목사의 개인적 노력덕분이었음을 본다면 리더의 헌신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새삼 느끼게 했다.

그러나 개인적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지역 리더의 헌신적 수고와 더불어 공동체가 지향하는 연대지도부는 구체적 목표를 제시해야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더 많은 지역모임을 창출하고 이어나가기 위해서 왜 우리가 반드시 햇순을 가지고 말씀을 나누어야하는가? 왜 우리가 이 모임을 하고 있는가? 에 대한 공감적 좌표를 만들고 제시해야한다는 것이다.

또한 김영운 목사님이 처음 주장했던 것처럼 작은 교회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 연대지도부와 지역은 다양한 활동을 통해서 밀접한 관계를 형성해야만 한다. 목적의식을 가진 공동체로서의 위상을 확립하지 않으면 아마 이 모임은 장래가 불투명하게 될 것이다.

나누어진 대화가운데 여러 회원이 지적한 또 한 가지는 에니어그램과 성서말씀과의 관계이다. 에니어그램은 말씀으로 가기위한 자기성찰의 도구일 수밖에 없다는 의견과 성서연대 중심에서 에니어그램 중심으로 전환한 것에 대한 명백한 관계설정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햇순 편집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가 제안되었는데 그 구체적 실행은 더 나은 연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만나 개선점을 찾아보자는데 의견이 일치하였다.

세 시간이상 나눔의 자리가 진행되었는데 오히려 시간이 부족한 듯 아쉬움이 있었지만 다음 모임을 결정하고 이은재 대표의 식사대접을 받고 귀중하고 의미 있는 연대 모임을 마치게 되었다. 전체 22명의 회원이 참여했는데 더 나은 공동체연대를 위해 한 마음이 된 오늘의 모임은 김영운 목사님을 기억하는 모두에게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