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순, 공동체성서연구

 

 


03/2012

 

 

 

 

 

 

 

 

 

 

 

 

  현장의 소리

 

새롭게 피어나는 꽃

 

  볍씨와 에니어그램(3)

 

 

 

 

 

 

 

 

 





조순애

광명YMCA볍씨학교
my-lord__jesus@hanmail.net






 


“이번 에니어그램은 심화 과정으로 진행된대!”
“정말요?”
“좋겠다. 나도 가고 싶어.”

해마다 1월이 되면 볍씨 교사들은 보통 에니어그램 수련 과정에 들어갑니다. 광명YMCA 안에서 한 식구로 지내는 청소년상담지원센터 선생님들이 연초마다 자원상담원 심화교육 과정으로 에니어그램 연수를 준비하는데, 거기에 함께 하는 것이랍니다. 올해에도 여러 교사들이 이 과정에 동참했습니다. 볍씨 교사회 안에는 에니어그램 수련 과정을 여러 차례 거친 이들이 많은데, 이번에는 심화 과정으로 꾸려진다니 더욱 기대를 많이 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방학특강을 맡은 선생님 둘 하고, 연수 며칠 전 아내가 출산해서 갓난아기를 맞이한 선생님은 참여할 수가 없었는데, 무척 아쉬워했습니다. 2박 3일간 꼬박 자기 자신한테 오롯이 집중하는 맛, 그 특별한 맛을 봤던 선생님들은 누구나 에니어그램 수련 과정을 귀하게 여깁니다. 나를 들여다보고 나를 드러내고 나누면서, 자기의 틀이 깨지기 시작하고 변화를 위한 실마리를 찾는 경험을 했기 때문입니다.
“OOO 선생님, 말이 터졌어요!”

이번 연수에 참여했던 선생님 중 한 분은 지난 1년 동안 자기 성격 유형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더랬습니다. 그래서 에니어그램 연수를 많이 기다렸습니다. 이번 연수에서 자신의 기본 유형을 분명히 확인하고 자기 욕구와 행동 패턴이 형성된 배경을 이해하게 되면서, 선생님은 아주 기뻐했습니다. 평소에 말수가 그리 많지 않은 이였는데, 에니어그램을 마친 다음 날 에니어그램에 함께 하지 못한 선생님께 자기와 에니어그램 이야기를 신바람 나게 해주었습니다. 말하는 속도가 엄청 빨랐다고. 말수로 따지자면 자타공인 1등일 7번 유형의 선생님을 압도했다고 하니 그 기세가 가히 어떠했을는지 짐작할 수 있으시겠지요?

에니어그램 연수를 마치고 1주일 즈음 뒤에 볍씨 교사들은 2012년 자기 성장 계획을 나눴습니다. 선생님들마다 올해 자기가 힘쓸 일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러던 중에 한 선생님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거 에니어그램 다녀온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자기 성장 계획 써온 내용이 좀 다른 것 같네.”

자기 성찰의 깊이나 표현 방법이 차이 났던 게지요. 이 날 우리들은 관성의 법칙을 거슬러 새 삶을 꾸려나가려는 의지를 북돋우면서 서로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볍씨에서는 교사들과 아이들뿐만 아니라 부모님들도 에니어그램을 만나게 됩니다. 6학년 에니어그램 수련 과정에는 부모님이 함께 참여하십니다. 때로 이 과정에서 아이보다 부모님들이 더 강한 자극을 받으시기도 합니다. 부모님은 당신의 아이에 대해서 이전엔 몰랐던 것들을 발견하게 될 뿐만 아니라, 자신이 원가족으로부터 받은 깊은 상처를 확인하게도 됩니다. 아이 역시 자신의 부모를 그저 한 명의 인간으로서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곤 합니다. 이는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고무적인 일입니다. 상처가 대물림되는 일을 끊을 수 있는 기회가 되니까요.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삶’에서 해방되는 과정은 함께 하는 사람들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내가 왜 이렇게 살아올 수밖에 없었는지, 저이가 어떤 마음으로 저렇게 말하고 행동하게 된 것인지에 대한 이해의 폭을 늘려가면서 이전과는 다르게 타인을 만나고 소통할 수 있게 되는 거지요. ‘왜 저 사람들은 저렇게 하는 걸까.’ 하면서 울끈불끈 짜증이 솟기보다는 표용할 수 있는 힘이, ‘나는 이렇게 애쓰는데 저들은 왜 나를 돌보지 않는가.’ 원망하기보다는 스스로 자기를 돌보고 대가 없이 친절을 베풀 수 있는 힘이, 다른 사람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겉으로 내비칠 이미지에 신경 쓰기보다는 솔직해질 수 있는 힘이, 자기 안의 세계로 빠져들기보다는 객관적인 원칙을 가지고 현실 속에서 사람들과 어울리며 움직일 수 있는 힘이, 남에게 의지하려고만 하기보다는 자기 자신을 긍정하고 용기 있게 나설 수 있는 힘이, 늘 내가 주인공이 되려하기보다는 함께 하는 이로서 뒤에서 묵묵히 일할 수 있는 힘이, 수동적으로 따라가기만 하기보다는 자기주장을 당당히 펼칠 수 있는 힘이 생겨나면서 말입니다.

묵은 해가 지나고 새해를 맞이했습니다. 곧 있으면 따뜻한 봄날이 오겠고, 새로 뻗은 나뭇가지에서 새 꽃이 피어나겠지요. 우리들도 몸은 이전과 같으나, 속사람은 이전과 다른 새 사람으로 피어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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