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순, 공동체성서연구

 

 


12/2011

 

 

 

 

 

 

 

 

 

 

 

 

  현장의 소리

 

엄마, 아프지 마세요!

 

  교 육(4)

 

 

 

 

 

 

 

 

 





이정화

소장
구로언어학습발달연구소
traum1203@hanmail.net






 


센터 엄마들에게 화요일은 매우 바쁘다. 아이들 챙겨서 학교 보내고 집안 정리하고 게다가 함께 나눠 먹을 간식까지 챙겨서 10시 정각에 커피숍 로맨틱 화이트에 모인다. 할 일 많은 엄마들이 지각 한 번 안 한다. 요즘은 간식을 먹으면서도 어떤 것이 커피나 차에 어울릴지 따져야 하기 때문에 이야기가 점점 더 길어진다.

엄마들 4명이 모였다. 구로통합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을 교육하고 직업훈련을 할 수 있는 카페를 만들기 위해서다. 한 쪽에서는 카페 인테리어 중이고, 다른 한 쪽에서는 커피 교육이 한창이다. 인테리어는 벌써 두 달째 진행 중이다. 여기저기 발품을 팔아야 하고 필요한 물건들을 후원 받고 구입해야 한다. 또한 예상하지 못한 비용이 추가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다른 해결책을 찾기도 하고 몇 가지는 유보하기도 한다.

“에스프레소는 김치와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김치가 맛있어야 김치찌개, 김치볶음밥, 김치두루치기, 두부김치가 맛있겠죠.”
“이 커피 향은 숀 코넬리를 떠올리게 하지요.”
엄마들이 머리를 숙이고 킥킥 웃는다.
“저 커피 선생님 말을 너무 재미있게 한다. 그치! 호호호.”
20대 초반 어린 바리스타에게 꼬박꼬박 존칭을 쓰고 선생님, 선생님 하면서 극진히 대접한다. 선생님의 손짓 몸짓 하나하나가 너무 대단해 보인다. 특히 라떼 아트를 할 때는 선생님이 너무 대단해 보여서 감탄이 절로 난다.
“너무 예뻐서 먹기가 아까워요.”
“우리 아이들이 이런 걸 과연 만들 수 있을까요?”
“우리 얘들이 이걸 어떻게 만들어, 우리 엄마들이 만들어서 서빙만 시켜야지.”
“이렇게 예술적인 커피를 들고 있으니까 내가 너무 근사한 대접을 받는 것 같아요.”
“난 살림만 하다가 뭔가를 배우니까 너무 두렵고 겁이 나요. 다른 엄마들은 재주도 많은데 나는 잘 하는 게 하나도 없고 도움도 안 되는 것 같아요.”
“아이고 왜 이래, 우리 옆에 있는 것 자체가 큰 힘이야.”

엄마들은 자신이 갖고 있는 모든 것을 쏟아내고 있다. 서로의 여린 마음을 보듬고 위로하면서 말이다. 생각만큼 쉽지 않고 반복해서 연습해야 하는데 시간과 여건이 만만치 않으니 마음만 바쁘다.

우리 아이들은 대부분 발달장애와 지적장애가 있다. 가장 큰 걱정은 부모가 없을 때의 일이고 가깝게는 학교를 졸업한 이후에 어떤 일을 할지가 걱정이다. 부모들은 아이들을 위해 미리 준비하고 계획을 세운다. 나 또한 아이들에게 학교 공부 외에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를 늘 고민해왔다. 그래서 선생님과 엄마들이 센터와 연계해서 카페를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자립적으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사회성 교육과 간단한 일을 익힐 수 있는 교육을 받게 될 것이다. 카페는 일종의 교육 작업장인 셈이다.

많은 엄마들이 있지만 여기 모인 4명의 엄마들은 모두 아프다. 한 분은 작년 봄에 신장 하나를 떼어냈고, 다른 한 분도 올 여름 신장을 떼어냈다. 신장을 떼어낸 두 엄마가 마주 앉아 다른데 전이 안 돼서 정말 다행이라고 서로 위로한다. 한 분은 만성 천식, 한 분은 면역체계 이상으로 하루 세 번 한웅큼씩 약을 드신다.

나는 20년 가까이 아이들을 만나면서 기쁘고 좋은 일, 힘들고 고통스런 일들을 엄마들과 함께 겪어왔다. 엄마들이 받는 상처와 스트레스를 보면 병에 안 걸리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대부분 위염과 우울증은 기본이고 젊은 나이에도 갑상선암, 대장암, 위암, 신장암으로 고통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엄마들의 마음은 다 같을 테지만 장애아를 키우는 엄마의 마음은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만큼 더 아프고 힘들 것이다. 하나님이 주시는 위로와 평안이 가득해서 우리 엄마들이 더 많이 행복하고 건강했으면 좋겠다.

예쁘고 사랑스러운 지수가 엄마 목을 끌어안고 “엄마, 사랑해요. 엄마, 아프지 마세요.”라고 한다. 두 모녀가 너무 행복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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