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순, 공동체성서연구

 

 


9/2006

 

 

 

 

 

 

 

 

 

 

 

 

  현장의 소리

 

몽골의 작업장에서 만난 시각장애인들

 

 

 

 

 

 

 

 

 

 

 





이 철 용

목사,
편집위원,
장애인인터넷신문 "위드뉴스(http://withnews.com)" 운영자
withnews@withnews.com






 


최근 시각장애인들만이 안마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판결과 관련한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 5월말 발생한 이 사건은 월드컵의 열기와 뜨거운 더위와 장마 속에서도 식을줄 모르더니 8월 말, 임시국회를 기화로 다시금 집단적인 항의집회가 시작되었다.

정부가 장애인의 직업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지만 장애인계에서는 이러한 노력에 대해 후한 점수를 주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정책들이 경증의 장애인들을 위한 것들로 정작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중증의 장애인들에게는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장애인의 직업에 있어서 중증 경증의 논란도 있지만 장애 유형별 논란도 뜨겁다. 실제로 이번에 문제가 되고 있는 시각장애인에게 있어서는 안마사가 거의 유일한 직업이다. 이러한 현실은 학교의 직업교육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데 시각장애인 학교인 맹학교에서는 수업의 70%이상을 안마사와 관련한 교육을 하고 있다. 이런 현실이다 보니 다른 대안을 찾기는 근본적으로 한계를 갖고 있는 것이다.

지난 8월 초 두 주간 몽골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장애 비장애 청년 환경 평화 대장정’의 일환으로 참가했는데 올해가 유엔이 정한 ‘사막 사막화의 해’로 사막화 방지를 위한 식림활동과 더불어 평화활동이라고 할 수 있는 몽골의 장애인 시설 지원 사업을 펼치고 돌아왔다. 이번 방문에서는 몽골의 사회복지노동부의 추천으로 시각장애인 재활 작업장에서 봉사활동을 할 기회가 있었다. 40여년 전에 설립된 이 시설은 정부가 운영을 하는 시설로 100여명의 직원들이 일하고 있고 그중 80여명이 시각장애인이다. 이들이 하는 일은 몽골의 전통 가옥인 게르 Ger의 물품들을 생산하는 것으로 우리가 방문한 한 여름에도 구슬땀을 흘리며 일을 하고 있었다.

시설의 상황은 열악했지만 40년 전부터 정부가 나서서 시각장애인들의 직업재활을 위해 이러한 시설을 운영한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작업장에서는 전맹, 약시, 비장애인 등 자신의 장애 정도에 맞는 작업들을 능수능란하게 하는 것을 보고 장애인에게도 적당한 직업개발의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었다. 하루 8시간 일하고 이들이 받는 월급은 5만투그릭과 정부보조금 4만5천투그릭, 우리로 말하면 월 10만원 정도의 월급을 받는 것이다. 일반 사무직 종사자가 120달러에서 150달러의 월급을 받는다고 하면 그렇게 낮은 수준의 봉급은 아닌 것이다. 이곳에서 일하는 시각장애인들은 10년 이상 계속적인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절반이 넘었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장기적인 고용이 보장되고 있는 것이다. 이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나름대로 가정을 꾸리고 자녀를 낳아 키우며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다.

작업시설을 떠나며 묘하게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안마사들의 마포대교 농성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시각장애인들의 모습이 겹쳐졌다. 우리는 경제력도 앞서고 장애인과 관련한 전문성도 세계적이라고 하는데, 우리의 시각장애인들은 안마사라는 하나의 직업에 목을 메고 있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오늘도 뜨거운 햇볕 아래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5천여명의 시각장애인들이 생존권을 요구하며 집단적인 집회를 벌였고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을 것 같다. 이들에게 누가 답을 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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