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순, 공동체성서연구

 

 


5/2004

 

 

 

 

 

 

 

 

 

 

 

 

  현장의 소리

 

장애인을 죽이는 사회

 

 

 

 

 

 

 

 

 

 

 



이 철 용

목사, 편집위원, 장애인인터넷신문 "위드뉴스(http://withnews.com)" 운영자










 


침체된 경기로 인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 놓여있는 사람들은 일반인들도 있지만 사회적 약자요 소수자인 장애인들의 가정에서도 마찬가지다. 최근 들어 연일 보도에 등장하는 장애인 관련 기사 가운데 공과금을 못 내서 전기와 수도가 끊기는 장애인 가정이 늘고 있다고 한다.

 급기야는 단전으로 인해 촛불을 켜고 생활하다 화재로 인해 하나님이 주신 소중한 생명을 잊는 사건이 연이어 보도되었다. 이런 사건이 보도가 되자 정부는 저소득층 장애인에 대한 공과금 할인 등의 혜택을 주겠다고 발표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장애인을 둘러싼 문제를 단순한 ‘가난’의 문제로만 봐야하는가? 지난 2월 초 목포의 한 장애인 가정에서 불이 나서 부모는 사망을 하고 정신지체 장애인인 아들만 죽음을 면하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 이 가정은 기구하다면 기구할 정도로 아버지 청각장애 4급, 어머니 정신지체 2급, 아들 정신지체 3급. 일가족 모두가 장애인 가정이다.

 이 가정도 전기요금을 못내 전기가 끊겨 촛불을 켜고 자다가 불이나서 부부는 숨지고 26세의 아들만 목숨을 구했다. 일반 언론들은 이 사건을 대하며 장애인 가정이 가난해서 전기요금을 내지 못해 전기가 끊겨 일어난 사건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 가정은 경제적으로 열악했지만 전기가 끊길 만큼 가난하지는 않았다. 이들은 장애로 인해 특별한 직업이 없이 고물을 주워 모아 팔아 생활을 했다. 이들이 고물을 팔아 모은 돈은 3백 여만원 정도. 또한 이들에게는 장애로 인한 생활보조금이 매월 60여만원씩 고정적으로 지급되고 있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부인 이모씨는 지난해 교통사고를 당해 보상금으로 5백80만원을 받았다. 이들의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고물을 사주던 고물상업자 전모씨다. 전씨는 이들의 고물을 팔아 모은 돈 3백여만원, 생활보조금 5개월치 3백여만원, 교통사고 보상금 5백80만원 등을 포함해 총 1천3백50여만원을 가로챘다. 이로 인해 이 가정은 전기요금 4개월분 9만3천원을 내지 못해 전기가 끊겨 촛불을 켜고 생활하다 불이 나 참변을 당했다.





[2004년 4월 13일 오후 2시 용산구 한강로에서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기획단이 기습 도로점거시위를 벌였다. 40여 명의 장애인들이 철사다리에 사슬로 몸을 묶고 장애인차별철폐를 외치며 20여 분 동안 투쟁을 했다.]



 누가 이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는가? 장애인과 관련한 사건을 보도하는 언론들은 그 화살을 정부나,일부 몰지각한 사람들로 매도해 버린다. 그러나 근본적인 것은 우리 사회의 인간에 대한 관심과 사랑의 결핍이다. 삶 속에서 인간에 대한 사랑과 관심 그것이 바탕이 되지 않기에 아무리 많은 사람들을 처벌해도 이런 일들이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전 국민의 25%가 기독교인임을 자랑하는 우리나라의 기독교, 세계 최대의 교회와 초고속 성장을 상징으로 하던 기독교. 그러나 요즘 국가의 주요 사안에서 기독교의 영향력은 그리 크지 않은 것 같다. 타종교의 한 종교인은 현직에서 물러났음에도 중요한 사안이 벌어지면 언론은 그의 행보와 말을 대서특필 한다.

 그러나 우리 교회의 지도자들은 대형집회에서나 잠시 얼굴을 비칠 뿐이다. 그것도 진보와 보수의 극단적 장면에서. 기독교의 근간이 될 수 있는 사람에 대한 사랑과 관심의 자리가 아닌 극단의 자리에서 만나는 지도자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어떨까? 그들에게 과연 어떤 희망을 줄 수 있겠는가?

 교회는 주춤거리고 있다. 젊은이들이 떠나고 있고 초고속 성장도 이제 아득한 옛일처럼 느껴진다. 사회는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고 어느 누구도 그것을 제지하지 않고 있다. 이제 교회가 나서야 한다.


[2004년 2월 1일 은평구에 소재한 은광교회로부터 전동휠체어를 기증 받은 최민희 씨와 정광호 씨가 예배를 마치고 교인들에게 전동휠체어를 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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