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2015

 

 

 

 

 

 

 

 

 

 

 

 

  오늘을 바라보며

 

이 시대의 징표를 바라보라

 

 

 

 

 

 

 

 

 

 

 





지 선 미



감리교농도생협 이사






 


우리는 오늘보다 내일이 좀 더 좋아지리라 기대도 하고 다짐도 하면서 살아 왔다. 그런데 내일에 대한 기대와 다짐마저도 짓눌려 버린 지금의 현실은 너무나 암울하기만 하다.

빈곤층 탈출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중산층 10가구 중의 한가구는 빈곤층으로 떨어지지만 부유층은 견고하게 부를 누리는 나라, 역대 최고의 청년실업률에 10대에서 30대까지 사망원인 1위는 자살인 나라, 65세 이상 노인들의 빈곤율이 49%로 OECD 평균보다 3배 이상 높은 나라, 해고된 쌍용자동차의 중년 가장 두 명이 칼바람 맞으며 70m 굴뚝에 오를 수밖에 없는 나라, 아직 의사소통에도 서투른 조막만한 어린 아이들이 자신을 보호해 줄 교사로부터 어이없는 이유로 폭행당하는 나라, 유전자조작 식품 GMO이 암과 불임, 그리고 알레르기 등의 원인 물질로 작용한다는 안전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세계 1,2위를 다투며 수입 해다가 국산 식용유와 장류, 빵류, 과자류 등으로 만들어 아이들의 간식과 밥상을 점령하도록 방치하는 나라, 일본의 주변국인 중국, 대만, 러시아에서 강력히 수입을 통제하고 있는 방사능 유출지역의 수산물에 대해서 한일 국교 정상화 50년을 맞아 대한민국 외교부가 수입재개를 검토하는 나라, 평화롭고 아름다운 섬 제주에 긴장과 대결을 불러 올 해군기지를 주민의 반대를 무릅쓰고 오직 공권력만으로 밀어붙이는 나라,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지도를 곁들여 표기한 일본의 방위백서를 대한민국 국방부가 아무런 생각 없이 수령하는 나라, 할머니들이 송전탑 밑에서 목에 쇠사슬을 감아야 하는 나라, 국토의 젖줄을 파헤쳐 만든 사대강 유지비용만 2013년 기준으로 4조원이 들어가 향후 5년간 20조원을 더 쏟아 부어야 하는 나라, 바로 옆에 고준위 핵폐기물 저장소가 있어서 사고가 나면 후쿠시마보다 더 위험한데도 낙후되어서 공식적으로 인정된 사고만도 129건에 달하는 고리1호기 옆에 2개의 원전을 추가로 건설하겠다는 나라, 한걸음 더 나아가 설계수명이 끝나 가동을 멈춘 월성1호기마저 폐기보다는 재가동을 시키려는 나라, 여전히 진행 중인 ‘무전 유죄 유전 무죄’의 나라……

……그리고 무엇보다도 재잘재잘 웃으며 수학여행을 떠난 아이들이 아무런 조치도 없이 눈앞에서 수장되는 광경을 빤히 지켜보기 만한 나라, 바로 이 나라가 오늘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이다. 세월호는 대한민국이 지닌 부끄러운 실상들의 압축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월호 사건이 발생한 그때야말로 우리가 굳은 의지를 지니고 ‘국가의 무능과 자본의 탐욕을 자각하고, 반성하고, 개혁해야 할 시점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그 계기를 날려버렸다.’([권석천의 시시각각] 세월호 이후의 세상) 그리고 세월호는 아직까지 유가족들과 세월호를 잊지 않고 기억하는 모든 이에게 치유 받지 못한 상처로 남아있다. 어찌 세월호 뿐이겠는가!

예수께서 말씀하시기를 “너희는 구름이 서쪽에서 이는 것을 보면 곧 ‘비가 오겠다.’고 말한다. 과연 그렇다. 또 바람이 남쪽에서 불어오면 ‘날씨가 몹시 덥겠다.’고 말한다. 과연 그렇다. 이 위선자들아, 너희는 하늘과 땅의 징조는 알면서도 이 시대의 뜻은 왜 알지 못하느냐?”(누가복음 12장 54절~56절)고 하셨다.

오늘을 바라보며 ‘열 처녀의 비유’에 나오는 슬기로운 다섯 처녀처럼 이 시대의 징표가 우리에게 묻는 질문에 저마다의 답을 준비해야 한다. 우리들의 답에 우리와 우리 후손들의 생존이 걸려있기 때문에 그 누구라도 예외 없이 반드시 풀어야만 하는 답이다. 물론 답을 푸는 방식이나 정도에 있어서 모두가 한결같을 수는 없다. 하지만 한 가지 사실만은 확실하다. 모든 답은 치유 받지 못한 상처를 치유하는 일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과 다시는 같은 상처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잊지 않고 기억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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