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뱃속에 아기를 배고는 열 달이면 아기가 태어난다. 아기가 태어날 때를 기다리는 엄마는 정확한 날짜와 시간은 모를지라도 열 달 정도인 것은 확실하다. 기다리는 동안 그 엄마는 여러 가지 준비도 하고, 아프기도 하고, 희망을 갖기도 한다. 여자가 엄마가 되기 위해 기다리는 동안 남편인 남자와 주위의 사람들도 함께 기다린다. 그들도 열 달이면 기다리는 결과를 알게 된다.

그런 것처럼 사람들은 자기가 얻고 싶은 소원을 기다리는 시간이 있다. 또한 생기지 말았으면 하는 사건이 생기는 때도 있다. 내가 원하는 기다림의 때와 내가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어떤 일이 일어나는 때를 잘 알고 있어야 우리는 생을 잘 산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소원을 가지고 때를 기다리는 것이 무엇인지를 확인하고 사는 사람은 복있는 사람인 것 같다. 그것이 자기에게만 이로운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이롭게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더욱 그렇다.

나는 그동안 무슨 소원을 가지고 그것이 이루어질 때를 기다리고 살아왔는가! “하나님나라 공동체요”라고 말할 수 있다. 서로서로 모여 자기가 갖고 있는 달란트를 잘 쓰면서 “맛있는 것 농가먹자”라고 말하는 생활이다. 아직 완전하게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계획은 사람이 세우나 진행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라기에 그것을 믿고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벽에 부딪치는 일이 너무나 많아 과연 이 땅 위에 하나님나라 공동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생길까? 의심하기도 많이 하였다. ‘내것는 내꺼, 네것도 내꺼’라고 하며 사는 사람도 많고, “나는 못하는 일을 너는 왜하나?”라며 다른 사람을 시기하며 그들이 하는 일을 요모조모로 방해하는 사람도 많고,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제 삼자를 음해하는데도 그것을 못 알아차리며 그 말에 속아 넘어가 죄 없는 사람을 몰아치는 것도 볼 수 있다.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은 남들 앞에서는 순진한척 내숭을 떨기 때문에 사람들이 잘 알아보지 못한다.

정작 필요한 가난한 사람에게나 세계의 기근에는 외면하면서 자기가 인정받을 수 있는 작은 모임에는 돈을 팍팍 쓰는 사람도 있다. 정작 읽어야할 공동체의 기류는 읽지 못하면서 한두가지 해놓고는 자기는 참 똑똑한 사람이라고 잘난체하는 사람도 있다. 정의로운 말을 해야 할 때인데도 책임지기 싫어서 침묵하는 사람도 있다.

공동체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의 아픔이나 마음 돌아가는 것을 잘 알아차려야하는데 나는 그것을 잘 못하며 살아왔다. 겉으로 나타나는 잘못에 대해서만 관심을 둔 죄가 너무 큰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때를 기다리고 있다. 어떤 행동을 하는 사람을 보더라도 내 마음이 요동하지 않을 때까지. 나는 누가 나를 찌르면 대번에 반응한다. 그리고 네가 먼저 그랬으니까! 하면서...

동요되지 않는 마음을 가지려면 관심이 달라져야겠다. 공동체에 가지던 관심을 그 공동체의 구심력이 되어야하는 하나님에게로! 하나님이 기뻐하실 일이 무엇인지, 하나님에게 잘 보이려면 어떤 마음을 가져야하는지, 하나님이 나에게 두신 뜻이 무엇인지 매일매일 점검해야겠다. 때를 기다리는 나는 이렇게 기도하고 있다. “관계 속에서 생긴 , 다른 사람의 잘못은 잊어버리게 해 주시고 내가 저지른 죄는 회개하게 도와주세요”라고.

“하나님과 나 사이에 이런 것이 잘 이루어지면 결과의 모든 책임은 그분께 있으니까” 라고 말하고나니 참 가볍고 시원하다. 그날그날 즐겁고 재미있게, 또한 아파하는 사람과 함께 기도하며, 어떤 일이라도 감사하며 사는 온전한 영성을 말할 수 있는 때가 오기를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