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공 월드컵 축구가 개막되고, 우리나라는 모든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리스를 2대 1로 통쾌하게 물리쳤다. 그리고 16강을 바라보며 아르헨티나 징크스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아르헨티나와 3차례 경기를 치른 우리나라는 1무 2패를 기록하여 상대적으로 약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징크스란 사전적으로 이 말은 미국에서 처음으로 생겨난 말로서 불길한 대상이 되는 모든 사물 현상을 가리키는 것으로서, 넓은 의미에서는 시련과 역경도 이에 포함시킬 수 있다.

기록은 깨지기 위해 존재한다. “더 높이, 더 멀리, 더 힘차게”라는 구호가 아름다운 육상의 꽃 100미터 달리기에서는 10초대가 마의 벽이었다. 하지만 이 벽이 일단 무너지기 시작하자, 올림픽에서는 9초대 선수가 아니고서는 결승 진출은 꿈도 꿀 수 없게 되었다. 1,500m 경기에서는 4분대가 인간의 한계라고 여겨졌으나, 1954년 로저 배니스터가 4분 벽을 돌파한 이래 지금까지 수십 차례나 기록이 갱신되었다, 또 1896년 그리스 아테네 올림픽에서 마라톤 우승자의 기록이 3시간 3분이었던 것이, 신기록 갱신이 거듭되어 2008년 제33회 베를린 마라톤에서 이디오피아의 게브르살라시에가 2시간 3분 59초를 기록하게 되었다. 무려 한 시간 가까이가 빨라진 것이다.

그런가 하면 한국에서만 공부한 토종들이 미국의 하버드를 비롯한 명문 대학에 합격함으로써, 외국에서 공부해야 영어권의 명문대에 진학할 수 있다는 징크스를 깨뜨린 것은 이미 오래 전의 일이다. 최초로 하버드 대학에 합격한 민족사관고의 이상준 군은 전교생이 15명인 산골 중의 산골 미니 초등학교를 나왔다. 그는 과외라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자랐고, 혼자 영어 동화책을 사다가 읽고 영어 방송을 듣는 데에 재미를 붙였다. 막대한 유학경비로 고민하시던 부모님이 굉장히 마음아파하시면서 유학포기를 종용하자, 그는 ‘도전하지도 않은 채 기회를 버린다면 훗날 큰 후회를 하게 될 것’이라면서 오히려 부모님을 설득했다. 그리고 미국 하버드 대학에 합격한 그에게는 새로운 문이 열렸다. 모 장학재단에서 향후 4년간 학비와 생활비 전액 지원을 약속받은 것이다. 그는 이 재단에 제출한 에세이에서 “집안이 가난하다고 꿈조차 가난해질 수는 없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그리고 그는 또 어느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발명왕 에디슨은 수천 번이나 실험에 실패했지만 그것을 실패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수천 번의 실패를 한 것이 아니라 수천 번의 실험을 한 것뿐이었다. 에디슨은 수천 번의 ‘실패’, 아니 ‘실험’을 한 뒤에도 절망하지 않았는데, 아직 젊은 저는 절망할 권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시련과 역경은 또 하나의 새로운 나를 탄생시키기 위한 기회의 문이다. 미국의 커뮤니케이션 이론가인 폴 스톨츠 박사는『장애물을 기회로 전환시켜라 Turning Obstacles into Opportunities』는 책에서 세 가지 유형, 즉 시련과 역경을 만났을 때 피하는 사람 Quitter, 현상유지만을 하는 사람 Camper, 주변 사람들과 함께 이를 극복해내는 사람 Climber을 언급하고 있다. 여기에서 마지막의 크라이머에 해당하는 사람만이 성공할 수 있는데, 이런 사람을 역경지수 Adversity Qua- tient가 높은 사람이라고 한다. 역경지수란 수많은 시련과 역경에도 굴복하지 않고 냉철한 현실 인식과 합리적인 판단을 바탕으로 끝까지 도전하여 목표를 성취해내는 능력을 말하며, 역경을 극복하는 능력은 명품인재가 되는 데 필수자질이다.

우리에게 시작할 기회는 언제나 주어져 있고, 무너뜨려야 할 경계선은 여전히 남아 있다. 담벼락 틈새든 아스팔트 틈새든, 한 숟가락의 흙만 있어도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우는 민들레를 보고, 경이에 사로잡힌 적이 있다. 작고 가냘픈, 금세 부서질 것만 같은 풀잎들이 단단한 아스팔트 바닥 사이를 뚫고 나오는 광경은, 자연이 갖고 있는 감동과 전율을 안겨 준다. 그 무엇이 꿈의 씨앗을 짓누르든 우리에게 뚫고 솟아날 힘이 이미 주어져 있다. 기록은 깨지기 위해 존재하고, 시련과 역경은 극복되기 위해 우리 앞에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