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나이에 목사 안수를 받는가? 남들은 모두 은퇴를 하고 있는데….

이끄심이다! 이끄심 아니고는 설명을 할 수가 없다.

“일을 안 한 것도 아닌데. 아니, 너무나 치열하게 일을 해 왔고, 나도 좀 쉬면서 놀고 싶은데” 이렇게 혼잣말을 해 보다가 나는 하나님에게 미안해지기 시작하였다. 일을 많이 하긴 했지만 사실상 일이라기보다는 놀면서 일을 했기 때문이다.

1973년부터 나는 하나님을 찾기 시작하였다. 어느 날 꿈을 꾸었는데 나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남동생이 나에게 나타나 눈으로 말하면서 “누나, 뒷일은 맡아줘”라고 하였다.

꿈을 깬 나는 울기 시작했고 범상한 꿈이 아닌 것을 느꼈다. 맏아들을 주님께 바치고 싶다는 엄마의 말에 나는 늘 반대를 해 오면서 신학교에 가는 것을 방해하였고 한양공대에 다니다가 군대에 간 그는 군대에서 순직하여 국립묘지에 안장되어 있다.

성경공부를 하며 ‘유니선교회’를 만들어 아무 것도 모르면서 선교를 하기 시작하였고 작은교회 창립에 함께 하였다. 30년을 ‘교회’의 틀 안에서 살아 왔지만 목사라는 어려운 일은 살살 피해 온 것이다. ‘꼭 목사라는 타이틀이 있어야 주의 일 하는 건가?’ 라는 변명이 나에게는 항상 따라 다녔다.

나는 새벽기도나 철야기도에 자신 없었고, 더욱이 설교를 준비하는 스트레스는 피하고 싶었다. 그러고 보면 어려운 일은 다 남이 하게 놔두고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 만 해 온 것 같다.

몇 년 전에 뇌졸증이 올 뻔 했다. 그때 나의 마음은 편안해 졌었고 “하나님께서 오라면 가겠습니다”라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그 뒤로부터 몸이 점점 더 튼튼해지고 있다. 그리고 옛날에 받았던 비전들이 하나하나 이루어지고 있다.

‘정말 아직도 할 일이 남아 있구나!’ 가난을 무릅쓰면서 작은교회를 붙들고 고생하는 주의 종들을 위로하며 용기를 북돋우어 주는 일을 하고 싶고, 보수진보 갈라놓고 서로 친하게 지내지 못하는 기독교가 섞여져서 지내는 모습을 보고 싶다. 내 죽기 전에 여야 정치안들이 예술적으로 멋있게 싸우는 나라가되는 것이 소원이다.

이런 일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야하는 일이 남아 있는 것 같다. 북한동포들이 우리처럼 자유롭게 교회도 다니고 밥도 같이 먹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목사로서 그들에게 다가가 말씀도 전하고 세례도 베풀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여성들도 자신 있게 남성들과 나란히 가는 기독교가 되는 일에 일조하고 싶고. 권위주의적인 목사가 아니라 수평적인 사고를 하며 그렇게 사는 후배양성도 하고 싶다.

21세기에 한국이 이 세계 속에서 멋지게 봉사하는 모습을 그려보면서 늦둥이 목사가 되는 것 또한 나쁘지 않는 것 같다.

아기의 몸으로 이 세상에 오신 예수님의 사랑을 받으면서 언제라도 용서해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생각하면서 성령의 이끄심을 따라 늘 위로 받으면서 또 위로 하면서 살고 싶다.

이제는 내 핵가족들에게도 좋은 목사님 노릇을 하고 싶다. 제대로 하지도 못하면서도 주의 일 한답시고 가족들은 뒤로 제쳐 놓은 것을 회개하고 있는 중이다. 하나님께서 우리 아들딸들을 위로해 주실 줄 믿는다.

그동안 나에게 사랑을 베풀어 주신 모든 사람들에게 하나님께로 부터 큰 복을 받게 해 달라고 기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