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006

 

 

 

 

 

 

 

 

 

 

 

 

  오늘을 바라보며

 

새 희망의 메아리

 

 

 

 

 

 

 

 

 

 

 





신 선

한국기독교사회발전협회 사무총장.
한국여신학자협의회 예배반대표,
nkpwshin@hanmail.net






 


초행길처럼 동행 취재에 나섰던 기자는 가슴이 온통 녹아지는 감동에 젖었다. “소 한 마리로 베트남에 희망을 전합니다!”라는 슬로건으로 시작한 베트남 암소지원의 금년도 2차 전달식에 동행한 기자는 홍리가 송아지와 함께 꾸는 꿈을 이렇게 보고했다.

“희망이라는 단어는 제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제, 오랫동안 가슴에 담아둔 꿈을 꺼냈어요. 그 꿈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의 가난한 농가에 태어났다는 이유로 힘들기만 했던 열일곱 살의 홍리는 오랫동안 ‘희망’이라는 단어를 잊고 지냈다. 정신지체장애인 아버지, 할머니와 오빠 언니까지 온 식구의 생계를 홀로 책임지고 있는 엄마의 깊게 패인 주름만큼 홍리의 꿈도 희망도 멀어진 줄 알았다. 적어도 6년 전까지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던 한국에서 전해준 암소를 만나기 전까지는 그랬다. 홍리네는 우리협회가 지난 2000년 베트남에 시작한 ‘카우뱅크 Cowbank’의 첫 수혜자이다. 홍리네를 비롯한 농가로 보내진 암소는 논밭의 경작을 돕고, 해가 지날 때마다 한 마리씩 새끼도 낳았다. 지원받을 때의 약속대로 암송아지 한 마리를 상환했지만 여전히 4마리의 소가 외양간을 지키고 있었다. 6년 전에 비해 17배나 올랐다는 소 값은 홍리네의 살림을 이제는 여유롭게 해주었다. 장래희망이 ‘선생님’이라는 홍리는 소를 팔아서 대학에도 진학할 예정이라고 들떠 있었다. 잘 키운 암소가 가난을 몰아내 준 것이다.

교회단체 또는 개인들이 지원하여 시작한 ‘암소은행’ 사업은 베트남의 가난한 농가의 소득증대는 물론 마을 공동체 구성을 장려하는 지속가능한 사회발전 운동방식의 신용협동사업이다. 6개월 된 암송아지를 절대빈곤농가에 한 마리씩 나누어 주어 3년 이내에 새로 낳은 암송아지를 상환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원센터는 수의사와 전문인을 통해서 정기적으로 암소 사육교육과 구제역 예방접종을 실시하여 농가에서 소를 잘 키워내도록 돌보고 있다. 암소 수혜 가정은 대부분이 전쟁피해자, 장애인, 홀로 자식을 키우는 여성가장 등이라서 계속적인 보살핌의 손길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후속조치까지 세밀하게 관리해주는 사업이다.

이런 극빈가정에 전달되는 암송아지가 잘 자라서 년 2모작의 생산증대는 물론 자녀 학비, 결혼자금 등으로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그야말로 농가는 소 한 마리로 인해 생활의 자립심과 삶에 대한 강한 의지를 얻게 되는 것이다. 우리 방문단은 전달식에 앞서 수혜자들의 가정을 찾아보았다. 홍리네처럼 소를 잘 키운 집들은 이미 4마리씩으로 늘어난 소 덕분에 살림 형편이 상당히 안정되어 보였다. 우리가 만나본 가정의 온 식구들이 “깜언, 깜언Com on, 베트남어 ‘감사하다’는 뜻”하며 인사하는 웃음 가득한 그 얼굴은 정말 행복해 보였다. 다음날 우리 일행은 하떠이성 푹터현 번남마을에서 6번째의 암소 전달식을 가졌다. 우리나라는 베트남과 역사적인 인연이 있는 나라이다. 역사적 아픔을 딛고 새로운 이웃으로 상호협력하게 된 베트남에 비록 작은 힘이지만 이렇게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전하는 소 한 마리는 베트남의 가난한 농가에 메아리치는 새 희망이 되고 있다. 빈곤퇴치는 일차적인 이들의 삶의 희망 그 자체이며 또한 간절한 미래인 것이다.

오늘 우리는 섬김과 나눔의 도덕성으로 지구촌의 평화를 위해서 함께 하자고 당부하고 싶다. 후원사업은 정말 어렵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현대사회에서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소 한 마리를 나누고 챙겨줄 여유가 결코 쉽지가 않지만, 그래도 어렵다고 하는 요즈음에 이 일에 함께하는 마음들에 감사가 넘친다. 어느 한 교회에서는 첫아이 출산과 자녀의 첫 생일을 감사하는 의미로 암소헌금에 동참하고 있다. 암소후원에 자녀의 이름으로 전달하고 암소사진을 받아보는 아이들은 암소를 위해서 기도한다고 했다. 한사람, 한사람이 건네주는 암소 한 마리는 그 값을 뛰어넘어 베트남 사랑으로 메아리치고 있다. 홍리네를 비롯한 ‘장밋빛 미래’를 가진 그들에게뿐 아니라 마음을 같이하는 우리들에게도 희망의 메아리가 퍼지고 있다.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에 멀지만 가까운 나라가 되어 바람을 타고 전해지는 향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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