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싹을 움티우느라 온통 흔들리던 대지는 꽃샘바람과 황사에 시달리게 만들더니 어느새 봄의 새로운 기운을 가득히 담았다. 이제는 싱그러운 신록의 향기와 아름다움으로 우리들을 마냥 즐겁게 만들고 들뜨게 하는 계절이 되었다. 변화의 속도가 빨라진 계절인 것이다.

이렇게 봄이 오는 길목에서 새총리에 한명숙 의원이 지명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는 마치 새 봄의 희소식과도 같았다. 지명을 받은 한명숙 의원의 행보는 여러가지 정황에서 여성지도력의 전환점이 되는 새로운 변화로 다가온다.

우리사회가 몸살하는 기막힌 현실 앞에, 부도덕한 정치인의 도덕성 실추, 연발하는 믿기 어려운 부패사건으로 답답하던 모든 현실을 뛰어넘을 수 있는 대안이 되는 새로운 국면일까, 통합적인 정치비전, 국정 수행능력, 새로운 이미지의 영향력, 여성지도자에 대한 기대 면에서 긍정적인 반응일까, 다 망가지고 나니, 차라리 섬세하고 부드러운 감성을 요청하는 절박한 때라고 떠 넘겨보는 것인가. 그래서 한명숙 의원이 과거에 겪었던 모진 경험이 이 시대의 난제를 풀어가는 여성적인 힘이 될 것이라는 확신인가.

한명숙 총리후보는 우리에게 아주 친근하고 편안하게 느껴진다. 이제까지 보여준 부드러운 리더십의 합리적인 행정력을 인정받는 정치인, 초대 여성부장관이요, 환경부 장관의 경력을 가졌고, 지역구 출신의 재선의원으로 충분한 정책수행 능력과 신뢰가 있고, 재야출신의 소신있는 깨끗한 정치인, 적극적인 통일관을 가지며, 무엇보다 여성문제와 소외계층에 대한 자발적인 관심과 경험은 힘있는 목소리로 소신있게 우리 사회의 새국면을 열어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기에 충분하다.

아직도 민주적인 절차나 방법이 미흡한 우리 정치풍토에서 정치지도자들이 계속적으로 망신스럽고 도덕 불감증에 젖어 있는 동안 우리는 누구를 바라보고 따라가야 하는가?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 한명숙 후보가 당리와 사심을 떠나서 정치적인 변수와 상관없이 새롭게 국정운영을 투명하게 이끄는 지도자로 우리시대의 부르심이기를 바란다.

구약시대에 하나님께서 수많은 남성 예언자들이 있었지만 여 예언자 드보라를 세웠던 것처럼, 지금 우리 시대에 여성적인 힘이 곳곳에서 요구된다. 하나님께서 어머니의 사랑으로 계속 죄를 지었던 이스라엘을 향하여 다가오셨듯이, 여성총리가 어머니의 심장으로 지친 우리 민족을 어루만져 치유하는 정책을 펴내도록, 국민에게 희망을 안겨주고 미래의 꿈을 심게 하시려는 하나님의 안타까운 마음이 절박하다는 믿음에서 한명숙 총리후보에게 신뢰와 기대를 크게 걸어본다.

이미 다른 나라에 있었던 여성총리, 여성대통령이기에 우리나라도 충분한 능력의 인물을 두고 주저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여러 분야에서 여성의 지도력이 훌륭하게 나타나고 있기에 명분을 붙여서 여성이기에 경험 부족이라고 반론하기보다는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요청해야 할 것이다. 양성평등을 부르짖는 이때에 소모적인 당쟁이나 선입견 없이 미래로 견인하는 국론의 의회가 정중하게 총리를 추대하는 풍토가 되기를 바란다. 여성총리에게 우리 사회의 혈액순환이 잘 되도록 더 많은 숙제를 맡기는 순수한 열린 자세가 급선무일 것이다.

그가 첫 등청하여 던진 말, “나는 평안과 행복으로 가는 선장”이고 싶다. “개개인이 내가 총리다” 하는 생각으로 함께 일하자고 제안하는 그에게서 더 이상 권위적이거나, 지배자의 모습은 아니다. 함께 우리사회를 행복하게 만들어가는 선장, 동행자가 되자는 그의 요청은 양극화 갈등구조에 시달리는 이 시대에 화해를 먼저 생각하는 지혜와 덕목을 갖춘 여성적인 힘을 다하려는 총리의 겸허한 모습이다. 그의 행정력을 통해 다음에도 여성총리를 원하는 단계까지 생각하고 싶다.

이 글이 읽혀질 때쯤이면 이미 총리로 인준이 되었을 것이고 우리가 한명숙 새총리에게 거는 기대와 희망은 우리의 기도로 바뀌어있을 것이다.

여성 총리를 진정으로 환영하며, 어려운 때에 당당하게 일하는 역사상의 첫 여성총리로 국민 모두가 행복해하는 선장 한명숙 총리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