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005

 

 

 

 

 

 

 

 

 

 

 

 

  오늘을 바라보며

 

주기도 새번역이 왜 문제인가?

 

 

 

 

 

 

 

 

 

 

 





신 선

한국여신학자협의회
예배반 대표
nkpwshin@hanmail.net






 


이 한해를 뜨겁게 달구었던 사건 중에 하나는 교계가 그동안 연구하여 발표한 ‘주기도 새 번역안’에 대한 여성신학계의 적극적인 대응이다. 지난해 12월3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한교협)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공동으로 구성한 주기도, 사도신경 재번역 특별위원회(특위)가 ‘주기도 새 번역안’을 발표한데서 기인되었다.

특위의 새 번역안에는 ‘아버지’라는 용어가 세 번이나 더 추가(이미 두 번 있음)되고 있다. 이는 마치 주님의 기도가 아버지를 부르는 기도 같다. 이에 대하여 교회여성들과 여성신학계는 하나님에 대한 ‘아버지’ 호칭이 성 gender을 초월하는 포괄적인 언어 inclusive langage로 표현되어야 할 것과 시대적 흐름에 맞는 양성 평등 및 공동체적 고백의 가치를 추구해 나가야 한다는 점에서 용어상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더구나 특위 위원 59명 중에 여성신학자는 단 한명도 포함시키지 않았다는 절차상의 지적도 문제였다. 당초, 주기도 새 번역에 대한 요청을 한교협이 받았을 때, “현재 세계교회 및 교회일치운동 차원에서 신조가 갖는 의미, 교회별로 다양하게 신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유연성, 양성평등의 언어사용, 환경문제 등, 현대인들이 관심하는 여러 신학적, 신앙적 과제들이 함께 논의되면서 한국교회 교인들에게 재 번역된 주기도가 제시되어야 한다”는 취지를 밝혔었다. 그러나 이 모든 원칙이 무시된 채 새 번역안은 오히려 더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

여성위원회는 이 같은 새 번역안은 거부되어야 한다고 강력히 반발하면서 교회협 실행위원회에 여성대표를 추가하는 특위의 재구성과 양성평등 입장에서 주기도의 재논의를 요청하였다. 그리고 교회여성들이 바라는 주기도의 새 번역 초안을 작성하고, 이를 수렴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주기도 새 번역안을 놓고 여성들의 입장에서 문제삼는 부분은 단연 ‘아버지’ 호칭이다. 이 아버지 호칭은 예수님이 사용하셨다는 이유 하나로 하나님의 호칭이 남성인 아버지로 자리 잡게 되어, 한국교회의 가부장 문화 전통으로 굳어져 왔다. 예수님이 아람어인 ‘아빠 abba 아버지’라고 불러서, 너무도 멀리 계신 하나님을 가깝고 친밀하신 분이 되게 하신 배경을 충분히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때문에, 이 아빠 abba에서 온 호칭은 성gender으로 구별되는 호칭이 아닌 양성평등적인 입장에서 ‘아버지’ 대신에 ‘하나님’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시대에 맞는 번역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또한 세 번이나 추가된 아버지 호칭은 그리스어 원문대로라면 2인칭 단수 소유격 대명사이므로 ‘당신의’sou, your, 즉 ‘하나님의’ 라는 표현이 극존칭으로 쓰이는 어법상 주기도에 ‘당신의 이름’, ‘당신의 나라’, ‘당신의 뜻’은 하나님 자신이 스스로 당신의 이름을 거룩하게 하고, 당신의 나라를 오게 하고, 당신의 뜻을 이루는 사건이라는 점에서 ‘당신의’라고 쓰는 것이 합당하다는 해석이다. 우리의 정서상 원문의 뜻대로 하나님을 감히 ‘당신’이라고 부를 수가 없다는 것은 한국교인 중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여성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점이다.

지난 세기동안 교인들은 양성 평등적 인식을 거의 못하도록 길들여진 교회의 가르침에서 일상적으로 주기도를 암송해 왔다. 새 주기도는 하나님 이미지에 대한 시대적인 표현뿐만 아니라, 하나님을 언어로 제한하는 우상숭배에 미혹되지 않도록 하고, 언어를 넘어 창조질서의 세계에 계시는 온 생명적인 하나님의 이름을 새롭게 부르고, 신학을 세우는 일이 되도록 개방되어야한다. 이 일은 또한 공교회의 합의와 일치정신을 살리는 이 시대 교회의 사명 수행이 될 것이다. 새 번역안 논의가 교단 별로 아직도 미진 사항으로 남아 있지만, 일사천리로 통과될 수 없었던 일이 단순히 여성신학계의 항의 차원이 아닌, 한국교회가 소수의 의견이 다수의 합의인양 착각하는 역사의 오류를 범하지 않게 된 기회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여성번역팀이 제안하는 주기도를 곰곰이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하늘에 계신 우리 하나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게 하소서.
당신의 나라가 오게 하시고 당신의 뜻이 하늘에서처럼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오늘 필요한 양식을 우리에게 주시고, 우리가 우리에게 빚진 이들을 용서한 것처럼 우리를 용서하소서. 우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나라와 능력과 영광이 영원히 하나님의 것입니다. 아멘

 

 

 

 

 

 

 

 

 




153-801 서울시 금천구 가산동 60-25 서광빌딩 4층   Tel 02)854-6802, Fax 02)869-2652
153-801 60-25 Kasan-dong, Keumchun-Ku Seoul, Korea  
  cbsi@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