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순, 공동체성서연구

 

 


11/2015

 

 

 

 

 

 

 

 

 

 

 

 

  단편동화

 

도토리 아줌마가 들려주는 공부방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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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이 령

아동복지교사
지역아동센터에서 독서지도하며 강정규선생께 동화공부하고 있음.






 


두 번째 이야기 : 용만이 왕따 탈출기


새해가 되자 독서프로그램 선생님이 새로 오셨다.
“자 우리 첫 시간이니 자기 소개하기로 해요”
아이들은 돌아가며 자기소개를 했다.
이름, 학교, 몇 학년, 좋아하는 거, 싫어하는 거, 그리고 자신의 꿈에 대해서 말하는 거다.
용만이 차례가 되었다.
용만이는 가만히 앉아 있었다.
“쟤는 말을 안 해요.”
옆에서 수진이가 큰 소리로 말했다.
“말을 못하는 건 아니지요?”
“네에”
대답도 수진이가 대신 했다.
“알았어요. 사람들 성격은 여러 가지에요. 나도 어렸을 땐 선생님이 물어보시면 아는데도 부끄러워 대답을 못했어요.”
“정말이요?”
“정말이에요, 그런데 성격도 노력하면 바뀔 수 있어요. 용만이 성격도 바뀔 수 있게 친구들이 도와주었으면 좋겠어요.”
용만이는 여전히 구석자리에 가만히 앉아있었다.

화요일은 독서시간이 있는 날이다.
때마다 선생님은 돌아가면서 동화책을 큰 소리로 읽게 했다. 아이들은 자기가 먼저 읽겠다고 했다. 하지만 선생님은 골고루 시켰다. 용만이도 빼놓지 않고 시켰다.
용만이는 입이 붙은 듯 열지 않았다.
“야! 빨리 좀 읽어라!”
“빨리 읽으라니까!”
“네가 빨리 읽어야 내가 읽잖아!”
용만이가 뜸을 들일수록 아이들은 답답해 죽겠다는 듯 큰소리로 말했다.
그러면 용만이는 점점 더 기가 죽어가는 것 같았다.
용만이는 아무하고도 말을 안 하고 자기 차례가 되어도 책을 읽지 않았다. 그래도 용만이는 독서시간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선생님이 오시면 프로그램실 앞을 왔다 갔다 했다. 그러다 선생님이 아는 체를 하면 표정 없는 얼굴에 미소가 돌았다. 그러더니 차츰 선생님이 시키면 말을 하기 시작했다. 종일 말도 안하면서 혼자서 빙빙 돌던 용만이가 선생님이 오시면 먼저 인사까지 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잘 지냈니?”
“심심해요.”
“왜 심심하지? 집에서도 말 잘 안하니?”
“친척 형이랑 누나가 오면 재미있게 놀아요.”
“그렇구나, 그런데 여기 친구들하고는 왜 안 놀지?”
“그냥이요.”
“용만아, 앞으로 선생님이 책 읽을 땐 책도 읽고, 글 쓸 땐 글도 써서 발표도 하고 그러자.”
“…….”
용만이는 대답을 안 하고 가만히 있다.
“물론 처음부터 잘 할 순 없어. 조금씩 하다보면 잘 할 수 있을 거야.”
용만이도 안하고 싶은 건 아닌가 보다. 참여를 안하다보니 아이들은 물론 자기 자신도 늘 안하는 사람으로 생각이 들었던가 보다.(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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