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비운의 왕 단종…. 단종의 애사가 서려있는 장릉 莊陵, 숙부인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청령포에 유배됐던 17세의 단종이 사약을 받고 묻힌 곳으로 세계문화유산으로도 등재되어 있다. 역사와 문화의 고장, 박물관의 고장이라고도 불리는 강원도 영월 땅에 이국 여성들이 모여들어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지방마다 다문화 가족들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요즘, 특히 강원도는 산간지방과 농촌사회가 많다보니 결혼이 여의치 않던 농촌 총각들이 외국인 아내를 맞이하여 가정을 이루는 일이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시대라며 세계화를 외치고 있지만, 아직도 단일민족의식이 강하고 외부혈통에 대한 배타성이 뿌리 깊은 관습으로 남아있어 이러한 다문화 사회를 받아들이는 데에 쉽지가 않다.

게다가 한국으로 시집을 오긴 했지만 사랑으로 맺어진 관계보다는 경제적인 빈곤 때문에 맺어진 부부 인연이기에, 외국인 며느리들이 낯선 환경에서 겪어야 하는 어려움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외로움과 향수, 경제적 빈곤과 고된 노동, 의사소통, 외모의 차이 등 이방인이라는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받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또한 의사소통의 어려움은 자녀들의 양육과 교육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 부모와 자녀간의 갈등도 불러온다.

이들의 이런 아픔들을 함께 공유하며 하나하나 극복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2009년 7월에 영월군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문을 열었다. 우리 사회에서 다문화 가족들이 겪는 문제는 곧 심각한 사회문제이기도 한데, 우리나라에 정착하여 자녀를 낳고 가족을 이루고 사는 이상, 우리나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혜택을 받으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똑같은 권리와 인격으로 인정받으며 더불어 함께 행복한 삶을 살아야 하기에.(다음호에 계속)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영흥리 896 ‘영월군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전화) 033-372-47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