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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에는 어른들이 진실을 강조하면서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일이라든가, 조금
얕잡아서 코흘리개도 모두 아는 일이라고 힘주어 말하였습니다. 그러나
어린이들도 다 아는 일을 두고 어른들, 그것도 잘난 어른들이 딴청을
부리면서 모르는 척 하는 것은 자못 불행한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린이들이 잘 아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하였습니다. 며칠 전 다솜학교
초등부 어린이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대중목욕탕에 옷을 입고
들어가는 사람도 잘못된 사람이고, 길거리에 옷을 홀딱 벗고 나오는 사람은
그보다 더 잘못된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이처럼 옷을 입고 벗는 일을 때와 장소를 가리지 못하고 하게 되면 돈(?)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하물며 돈을 주고 받는 일을 때와 장소도 분별하지
못하고, 게다가 줄 사람, 받을 사람을 분별하지 못한 터에, 그 액수도
천문학적 수량에 이르고 보면, 이는 필경, 미쳐도 보통 미친 것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름하여
돈에 미친 사람이라 하겠습니다.
일편단심으로 돈을 생각하고, 돈 버는 일을 삶의 목적이나 목표로 삼고, 돈을 벌기 위해서는
수단 방법도 가리지 않고, 이면 체면 가리지 않고 인격도 영혼도 팔다시피 오로지 돈 버는 일에
몰두하다 보면 돈은게 되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이렇게 살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돈에
미친 사람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맘몬"을 섬기는 사람이 되는 수 밖에 달리 도리가 없습니다.
예수는 일찍이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하나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 그 까닭을 또한
말씀합니다. "한쪽을 미워하고 다른 쪽을 사랑하거나, 한쪽을 중히 여기고 다른 쪽을 업신여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돈에 미친 사람은 하나님께 미칠 수는 없습니다. 맘몬을 섬기는 사람은
하나님을 함께 섬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
미친 듯이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하여 미친 듯이 열정을 쏟아 살아가는
이들이 있습니다. 성 프란시스코처럼 사랑에 미친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의 선열들처럼
독립에 미친 분들이 많았습니다. 복음에 미친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예수도 미쳤다는
소리를 들으셨고, 사도 바울은 스스로 하나님께"사롭잡힌 바" 되기를 원하였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따라 평화와 정의, 화해와 일치, 나눔과 섬김에 미쳐서 사는 이들이 있습니다.
평화와 통일에 미친 이들이 있습니다. 이들의 열정은 숫제 광기라 할 것입니다. 20세기가 낳은
대신학자 라인홀드 니버는 이런 광기를 두고 말하기를 "숭고한 광기"라 하였습니다. 그야말로
"거룩한 광기"입니다.
그렇습니다. 이제는 더 늦기 전에 사회 전면에서부터 돈에 미친 사람들이 사라지게 해야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하나님께 미쳐야 합니다. 그래야 돈을 벌어도, 써도 깨끗하게 하나님의 뜻과
은총 안에서 할 수 있습니다. 존 웨슬리가 말하듯이 첫째, 열심히 벌고, 둘째, 열심히 저축하고,
셋째, 열심히 나누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 미친 사람,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하여
평화와 통일에 미친 사람, 그래서 하나님을 진정으로 섬기는 사람들이 조용히 그러면서도
의연하게 각 분야에서 나서야 할 때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