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011

 

 

 

 

 

 

 

 

 

 

 

 

  편지로 띄우는 말씀

 

진실의 순간

 

 

 

 

 

 

 

 

 

 





김영운 목사

공동체성서연구원장,
한양대학교 교목실장
kimyo120@hanmail.net






 


사람은 누구나 진리의 순간 Moment of Truth, 진실의 순간을 맞이합니다. 죽음을 맞이하는 임종의 순간입니다. 평생을 성실하게 노력한 사람도,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임종의 순간에는 모든 것이 있는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이런 표현이 가능한 것인가 봅니다.

우리는 최근에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났을 때 진리의 순간을 실감하였습니다. 세계가 존경과 사랑과 치하를 아낌없이 보낸 영웅적인 죽음이었습니다. 그의 전기를 집필한 월터 아이잭슨은 ‘아메리칸 아이콘’이라 부르며 그를 기리는 글을 썼습니다. 그는 이 시대의 아이콘이었습니다.

그로부터 2주일 후에 카다피가 죽었습니다. 생전에 폭력적인 독재자로서 큰소리치던 그가 부끄럽고 비겁한 죽음을 당하면서 많은 사람의 경멸과 증오와 저주를 받으며 끝이 났습니다. 또 다른 진실의 순간을 목도하였습니다.

잘 죽는 것이 잘 사는 것임을 깨닫게 만드는 순간이 진리의 순간입니다. 스티브 잡스가 2005년 스탠포드 대학교 졸업식에서 연설한 셋째 대목이 떠오릅니다. ‘매일을 인생의 마지막 날로 산다면, 대체로 바른 삶을 살게 될 것이다.’ 그 연설을 할 때까지 33년을 사는 동안 그 인용구가 그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서 그의 삶을 가꾸는 데 큰 힘이 되었던 것을 이야기하였습니다. 필경 그의 최후 순간까지 그랬을 것입니다.

닥 함마르셸드가 그랬고, 존 웨슬리도 그랬고 그 밖의 많은 이들이 그랬습니다. 그들의 공통점은 진리의 순간을 맞았을 때, 당대의 많은 사람들이 존경과 사랑으로 그들을 기렸고, 그들의 자취는 세상에 큰 영향을 끼치고 인상을 남겼던 것입니다.

19살부터 56살까지 39년 동안 스티브 잡스는 날마다 ‘하루를 짧은 인생으로’ 최선을 다하였습니다. 스스로 말하였듯이 ‘자신에게 감동이 되는 일을 했을 때 최선을 다했다고 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는 미룰 수 없는 마음으로 날마다 조화와 균형을 찾으며 ‘단순성’ simplicity과 ‘통일성’ unity을 이루느라 애썼습니다. 천문학자 요한네스 케플러 Johannes Kepler가 선언하였듯이 자연은 단순성과 통일성을 사랑한다고 한 말처럼 살았습니다.

큰 그림을 그리며 성공한 사람이 있고, 한편에는 세밀화를 그리며 성공한 사람이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두 가지 모두에 성공하였습니다. 예술과 기술, 생산과 경영 모두에서 성공했습니다. 전기 작가가 그에게 비결을 물었을 때, 그의 답에 진짜 비결이 숨어 있었습니다. ‘사용자에 대한 관심’ Care about the user과 ‘세상에 봉사하는 일’ Doing people a service, 이 두 가지가 날마다 최선을 다하게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그 어떤 특징과 장점들을 뛰어넘는 위대한 진리입니다.

세상의 어떤 개인도, 특히 지도자도 이런 마음으로 살면, 그는 성공할 뿐 아니라 ‘최선을 다하였다’는 말을 들을 만합니다. 흔히 일에는 성공하고 인생에 실패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볼 때, 더욱 중요한 자세라 생각됩니다. 그가 직원들에게 혹독하게 대하였던 것까지도 뒤돌아보면 ‘최선’을 다하려고 자신을 몰고간 것과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미쳐야 미친다’는 태도로 살았구나 하고 이해가 됩니다. 이렇듯 교사로서 우리에게 큰 자취와 함께 그가 남긴 뜻을 마음에 새깁니다.

반면교사로서 42년간 폭력적인 독재정치를 하며 무고한 시민들을 학살하던 카다피는 지나친 자만심과 탐욕으로 몰락하며 독재자의 말로 중에도 가장 부끄러운 죽음을 맞았습니다. 누구라도 성공하고 힘을 얻으면 빠져들기 쉬운 함정이 오만과 탐욕이요, 거기서 비롯되는 무책임과 힘의 남용이며, 직책과 시민에 대한 존경이 사라지는 극단에 이르는 것입니다.

사용자와 시민을 돌보는 관심과 사람들과 시민에게 봉사하려는 일념으로 살면서 ‘오늘 하루를 인생의 마지막 날’로 산다면, 그런 삶이 몇 년이든 그 인생이 쌓는 진실의 축적은 금강석보다 더욱 빛나는 보석이 될 것입니다. 스티브 잡스가 보여준 진리의 순간을 가슴에 담고 존경과 사랑을 그에게 바치면서 다지고 싶습니다. ‘스스로에게 감동이 될 일을 하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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