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005

 

 

 

 

 

 

 

 

 

 

 

 

  편지로 띄우는 말씀

 

매사를 검증하라.

 

 

 

 

 

 

 

 

 

 





김영운 목사

목사
발행인
공동체성서연구원장
kimyo120@hanmail.net










 


소크라테스가 처음 한 말로 흔히 알려진 “너 자신을 알라” know thyself는 말은 실상 그 이전부터 전해진 가르침입니다. 이와 함께 인생을 바르게 사는 데 필요한 가르침으로 주어진 말이 “아무 것도 지나치지 말라” nothing too much와 “매사를 스스로 검증하라” verify everything for yourself는 금언과 나란히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 사회나 교회를 볼 때, 어쩌면 세 번째 금언이 어느 때보다, 그 어느 가르침보다 절실하게 필요한 듯 싶습니다. 개개인의 심리적 병리 현상이 집합적으로 나타날 때 결국은 사회 병리 현상이 되듯이 ‘한국 병’이 되기도 하고 ‘세계 병’이 될 수도 있습니다.

시대마다 특별한 경향이 있듯이 시대정신 zeitgeist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런데 ‘시대정신’을 빙자하여 할 말 못할 말 가리지 않듯이, 할 짓 못할 짓도 가리지 않으면서 사는 사람들을 봅니다. 따지고 보면, 시대정신이란 것이 건강한 경우도 있고, 때로 불건강한 경우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되는 현상일 것입니다.

요즘 아이들 입에서도 자주 나오는 말 가운데 어른들을 놀라게 하는 것이 있습니다. ‘아니면 말고’ 하는 식의 표현입니다. 무책임하기 짝이 없을 뿐 아니라, 그런 말을 듣게 되는 상대방에게 치명적인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이것도 따지고 보면 정치인들을 비롯한 어른들의 말이 자주 신문 방송에 나오다 못해 정치 개그에까지 등장하는 데 이르고 보니, 애 어른 할 것 없이 마치 유행병처럼 번지게 된 것입니다.

이렇듯이 말이 가벼워지면서 나타나고 번지는 것이 개인과 사회의 독버섯 같은 심리적 병리 현상입니다. 게다가 이념적인 공방까지 곁들여지고 보면 혼란과 혼돈은 가중되고, 거기에 따르는 댓가 또한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대학 교수 한 사람의 발언을 놓고 개인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곳저곳의 공방전은 그렇다 치더라도 언론 매체를 통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치루고 있는 소모전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나라의 운명을 뒤바꿀 만한 큰일도 아니고 기본 정책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만한 일이 아니면, 그만한 시간과 정력은 쏟지 않아도 좋을 것입니다. 한 사람의 발언은 교수들 사이에서나 학회에서도 얼마든지 논쟁과 토의를 거쳐 걸러낼 수도 있습니다. 문제가 된다면 사법 기관의 판단에 맡길 수도 있습니다.

새천년이 열리기 훨씬 전부터 탈이념 시대를 말해온 것을 돌이켜보면 요즘 벌어지는 여러 가지 현상에서 시대착오적인 모습을 봅니다. 무식한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면 무지의 소치라 탓하고 끝날 수 있을지 모르나 식자나 지도층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이고 보면, 달리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바로 옛 금언에서 가르치는 것처럼 매사를 검증하지 않는데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누가 이렇게 말한다 해서 움직이고 또 누가 저렇게 말한다 하여 흔들리는 것은 아니어야 합니다. 누가 뭐라 해도 자기가 스스로 ‘그것이 사실인가’ 하여 분석하고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진위를 가려서 검증해야 하는 것입니다. 특히 지도층 인사들일수록 자신의 언행이 어떤 비중을 갖고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 그 외연을 깊이 고려하면서 고뇌와 성찰을 거쳐서 검증하고 발언해야 마땅한 일입니다.

자타가 검증하지 못한 말을 너무 쉽게 하고 그것이 유행병같이 확산되는 것을 보면서, 결국은 사회 구성원들이 우리 나라와 사회에 대한 사랑이 모자라거나 병이 든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됩니다. 개인에게 그러하듯이 사회에 대해서도 심리적 병리 현상의 뿌리에는 애정의 결핍이 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과 여당에 대해서도, 야당에 대해서도, 언론과 시민단체, 종교에 대해서도, 기업에 대해서도, 우리는 적어도 냉소주의를 떨쳐버리고 반감을 씻어내고, 주장이 다르고 방법이 다르더라도 모두가 나라를 살리고 사회를 안정시키고 번영하도록 함께 노력하는 사람들임을 재확인하고 나가야 하겠습니다. 어떤 차이가 있더라도 그것을 차별과 적대감의 근거로 삼지 말고 우리는 함께 가야할 운명공동체임을 재차 검증하며 나갈 일입니다. 성탄절의 메시지도 여기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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