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기 다른 학교나 교회에서 가르쳐 본 사람이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일입니다. 성실하게 노력하는 이들은 어디에나 있습니다. 능력있는 이들도 어디에나 있습니다. 숫자는 조금 적을 지라도 능력과 성실성의 조화가 이루어진 사람도 있습니다. 문제는 그 비율이 어떠냐 하는 것입니다. 이른바 일류와 이류 또는 삼류의 차이는 이 비율로 결정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여러 나라를 여행해본 사람이면 누구나 공통적으로 경험에서 아는 일입니다. 평범한 시민이나 지도자들을 만나도 그들 가운데 능력과 성실성의 조화가 이루어진 사람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그런 사람의 비율이 전체 국민과 비겨 보거나 지도층 전체와 견주어 볼 때, 그 비율이 어떻게 나타나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 비율이 높을수록 선진국 또는 일류 국가라 할 수 있을 것이요, 낮아질수록 후진국 또는 삼류 국가로 분류된다 하여도 지나침이 없을 것입니다.

‘어느 조직에나 꼭 있어야 할 필요한 사람이 있고, 있으나 마나 한 사람이 있고, 있어서는 안 될 사람이 있다’는 말씀을 어린 시절에 선생님에게서 들은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디 가든지 꼭 필요한 사람이 되어야 하겠다는 마음으로 자랐습니다. 청년 시절에는,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끼친 어른을 가까이 모시고 살았는데, 늘 ‘능력과 성실성의 조화’를 강조하신 분이었습니다. 우리가 어둡고 괴로운 세월을 살던 시절에 나라를 걱정하시던 분들이 자주 개탄하며 하시던 말씀이 생각납니다. “우리 백성은 좋은데, 지도자는 안 좋아.”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 백성 가운데서 나올 지도자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말 속의 말을 알아듣는 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능력과 성실성의 조화가 깨져서 능력은 승하고 성실성이 쇠하면, 힘은 커질지 몰라도 사랑은 식어지기 십상인 것을 깨닫기가 그리 간단하지 않았습니다.

요즘 우리 상황을 보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골똘히 하던 중에 정치 지도자를 한 사람 만났습니다. 정치인과 정치가에 대하여 자연스레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능력이 있어야 정치인이 될 수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나라와 민족에 대한 성실성이 부족하면 도저히 정치가는 될 수 없습니다.

정치가가 되려면, 먼저 정치인이 해야 할 모든 도리를 다 해야 하는 법입니다. 그 위에 국민에게 희망을 안겨 주어야 하며, 비전을 제시해야 마땅합니다. 무엇보다도 나라와 국민을 온 몸을 던져 사랑해야 합니다. 이런 지도자가 있으면, 국민들은 당장에는 경제적으로 어렵고 힘들더라도, 그 사람을 신뢰하기 때문에 용기를 잃지 않고 희망을 가꾸어 가는 법입니다.

이런 뜻을 우리나라 모든 지도자들에게 상기시키고 싶습니다. 너무 당연할 듯 싶어서 소홀히 하기 쉬운 것입니다. 대통령부터 시작하여 모두가 나라와 국민에게 ‘무조건의 사랑’을 바쳐야 합니다. 본인도 살고, 모두가 살 길입니다. 국민의 존경과 사랑을 한 몸에 다 받게 되는 길이 여기 있습니다.

우리는 더 늦기 전에 이런 지도자상에 대한 바람과 기대를 공론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의 대통령이 이런 뜻을 잘 살리면 더욱 좋은 일이고, 이른바 대선 후보군에 드는 지도자들 가운데서 누가 정치가로서 면모를 갖추는가에 초점을 맞춰서 우리의 분별력을 높이는 것입니다.

우리의 특징으로 ‘무조건적인 사랑’은 우리 모두를 근면과 성실, 용기와 지혜를 분출시켜 놀라운 저력으로 나타나게 합니다. 국민 모두가 능력과 성실성의 조화를 끌어내는 첨단 status of art의 힘도 따지고 보면, 정치가의 품위있는 자세입니다. 국민에게 진정으로 경청하는 마음을 가지고 지원하며,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국민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것입니다. 정치가의 위대한 힘은 여기서 나옵니다.

국민된 한 사람 한 사람이 나라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을 바치며, 그 바탕에서 우리는 대통령을 향하여, 그리고 앞으로 대통령직에 뜻을 둔 지도자들 뿐 아니라 모든 정치인들과 이 땅의 모든 사회 지도자들이 무조건의 사랑을 바치지 않으면 안 되는 분위기를 새롭게 해야 할 것입니다. 영성은 분별과 결단의 배합이듯이 인격은 능력과 성실성의 조화로 나타납니다. 이런 영성과 인격을 갖춘 정치가의 출현을 손 모아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