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회 동안 햇순을 만들면서 ‘공동체 만들기’란을 만들어 이런 저런 얘기를 하고 있다. 즐거움도 있고, 감격도 들어 있고 아쉬움도 있고 아픔도 있다. 그러나 우리의 목적은 하나님이 그토록 원하고 계시는 하나님나라 공동체를 이루어가는 것이 목표점이다.

아직도 멀었다. 죽을 때까지 만들기 어려운 공동체이지만 그 과정이 중요하기 때문에 계속 가야하는 것이다. 공동체라는 복을 우리가 받기 위해서 어떻게 살아왔는가?

공동체 성서연구, 영성프로그램, 에니어그램, 다솜학교,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진행해 오면서 사랑을 실천해 보자고 한 것이다. 그 속에서 신앙의 뿌리가 잘 내려진 사람들도 많이 나왔고, 시야가 넓어진 사람도 생겼고, 진정한 리더십을 배운 학생들의 감사도 듣고 있다. 그러나 에니어그램으로 수련을 하는 우리들은 성숙으로 가고 있는 것이 참으로 미약한 것 같아 참 속상하다.

로마서에서 사도바울이 고백한 것처럼 ‘하려고 하려고 하는 일은 하지 않게 되고, 안하려고, 안하려고 하는짓?만 하게 되는 고통이 우리에게도 있는 것이다.’ ‘사랑’이란 말이 겉핥기로 되는 이 고통을 어떻게 헤쳐 나가는가?

201호부터 해야 할 과제 인 것 같다. 속사람으로 가는 과정에서 겉사람이 해온 일들을 점점 줄여 가는 것. 거짓을 벗기 위해 진정한 자기 고백을 하는 것, 자기가 잘 보이려고 과장을 하는 것, 자기는 잘 하고 있는데 다른 사람이 잘못한다고 생각하는 독선에서 벗어나는 것, 다른 사람들의 충고를 잘 듣는 생활을 연습하는 것 등등.

공동체 만들기에서 다시 해 볼 수 있는 일인 것 같다. ‘나를 알고 남을 아는 것!’이 에니어그램의 핵심이 아닌가!

나는 언제나 겉으로 나타나는 행동으로 그 사람을 보고 알고 판단해 왔다. 그 사람의 속사정을 아는 능력이 너무나 부족하다. 특히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는 더욱! 그 정도 위치에 있으면 그 정도는 살아야 되는 것 아냐? 하면서 큰 소리 쳐 왔는데, 70이 훨씬 넘고 목사가 되었는데도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능력이 유치원생보다 더 부족한 것 같아 부끄럽기 짝이 없다. 그러면서 무슨 다른 사람을 보겠는가?

어린 손녀가 유치원 때에 친구를 사랑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그 아이는 상대방친구가 자기를 사랑하는지에는 관심이 없고 그저 자기가 좋기 때문에 늘 그 아이를 생각하고 그냥 좋아하는 것이다. 그것을 보면서 나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이렇게 하시겠지! 라는 생각을 해본다. 공동체 안에서 서로가 이런 마음을 키운다면 하나님나라 공동체는 이루어지겠지….

나부터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고 사랑하는 태도, 그 사람의 사정을 알아주는 마음, 내 욕심 내려놓고 상대방을 이해하는 능력, 내가 다 할 수 있다는 건방진 소영웅주의를 버리고 ‘뜨거운 동정심’으로 상대방을 알아보자. 공동체를 잘 만들기 위해서 나 자신에게 부탁해 본다.

이렇게 사노라면 자기 주장만 내세우지 않게 되고, 다른 사람의 삶을 위해서 도와주는 사람이 되겠지. 좋은 공동체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그 공동체의 리더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이 먼저이지 않는가!

자기는 아는 것도 많고 모든 일을 잘 처리할 수 있는 자신이 있지만 그 공동체의 한 사람 한사람의 발전을 위해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얼마나 그들을 돕는가를 자주 돌아보아야 한다. 이제는 정말 리더가 맨 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태도는 사라져야한다. 네트웍을 말하는 세계에 살면서 계속해서 자기 주위를 자기중심적으로 끌고 가려면 건전한 공동체는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300호가 되는 때에는 우리나라 전역에 아름답고 멋있고 재미있는 공동체가 있다는 고백이 여기저기에서 들려오기를 기대해 본다. 모이면 깔깔거리며 웃고 흩어져 있을 때에는 서로를 그리워하며, 서로를 위해 기도해 주는 그런 공동체 말이다. 그런 공동체 식구들은 맛있는 것 먹으면 생각나고 아름다운 경치를 보면 ‘다음에 같이 와서 봐야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곳에 예수님도 끼어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