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순, 공동체성서연구

 

 


05/2012

 

 

 

 

 

 

 

 

 

 

 

 

  공동체 만들기

 

함께 배우는 기쁨

 

 

 

 

 

 

 

 

 

 

 





이 정 화

소장
구로언어학습발달연구소
traum1203@hanmail.net






 


작년 12월초에 한국방정환재단에서 각 지역아동센터로 독서지도 교육과 관련된 워크샵을 제공한다는 공문이 왔다. ‘그림책과 함께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독서치료 아카데미. 메일을 확인하자마자 전화로 미리 신청을 하겠다고 했더니 신청 기간에만 인터넷으로 접수를 받는다고 했다. 구로지역에만 19개의 지역아동센터가 있는데 구로, 금천, 양천 등 여러 지역의 센터 중에서 24개 센터만 수강이 가능했다. 그것도 한 사람씩만 말이다. 매주 수요일 아침 10시부터 12시까지 12회기의 긴 과정이라 다소 부담이 되기는 했지만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교육내용이라 욕심을 내고 대표로 신청을 했다.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매우 기뻤다. 남에게 은근히 강요를 잘 하는 나는 책을 선택할 때도 늘 내가 선호하는 책을 통해 아이들을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이려고 한다. 이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서 다른 사람들은 어떤 책을 어떤 방법으로 접근 하는지 배우고 함께 나누고 싶었다.

12월은 겨울방학 중이라 아이들도 오전에 오고 연말에 처리해야 할 각종 서류와 겨울방학 행사 때문에 모두에게 정신없는 시기다. 올해는 특히 전환기를 맞는 아이들이 유난히 많아서 엄마들의 걱정 근심도 한층 깊은 시기이기도 했다. 모든 지역아동센터의 선생님과 이런 저런 이유로 삶이 고달픈 엄마들이 함께 그림책을 보며 자신을 위로하고 조금이나마 힘을 얻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꼭 필요한 사람들은 이 좋은 프로그램에 참여하기가 무척이나 어려웠다. 처음에 시작한 선생님들이 24명이었는데 마지막까지 참여한 선생님은 10여명에 지나지 않았다.

한 번도 지각과 결석을 하지 못한 나는 자랑스럽게 한국방정환 재단의 이상경 이사장님께 대표로 수료증을 받았다. 모든 선생님께 죄송했다. 다른 선생님들은 과중한 업무와 오전에 아이들 돌보느라 나처럼 한가로이 시간을 빼기가 무척 어려웠을 것이다. 매일 저녁 늦은 시간까지 구청에 제출할 서류하느라 힘들었다는 선생님들, 아이들의 심각한 일탈과 가정 내 생긴 문제로 부모 일에까지 개입해야 하는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점점 더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에니어그램 1번 유형인 나는 지각이나 결석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못한다. 늘 20분 전에 미리 가서 준비하고 기다리는 나에게 하늘그림 센터의 목 선생님이 “언제쯤 선생님보다 먼저 올 수 있을까요”라고 자책하듯 말했다. 그래서 일부러 두 번 정도 커피 마시고 느긋하게 가서 그 남자 선생님을 기쁘게 해 드리기도 했다.

12회기 동안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책 속의 많은 이야기와 그림을 만나고 선생님들의 살아 있는 이야기를 들었다.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만나서 함께 한 긴 시간의 이야기들은 마음 깊은 곳까지 위로가 되었고 우리가 정말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잘 하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특히 전래동화 작가이신 서정오 선생님의 특강 시간에 들은 구수한 전래동화는 가끔씩 웃음을 짓게 한다. 전체 프로그램을 진행하신 조은정 선생님이 읽어 준 여러 이야기와 그림은 또 다른 의미로 다가 왔다. 그냥 있던 이야기들이 우리가 함께 나누고 난 다음부터는 더 큰 의미가 되어 우리 마음에 새롭게 들어왔다. 우리가 경험한 것처럼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야기가 다시 살아나서 그들 삶 속에 위로가 되고 친구가 되면 좋겠다.

이야기를 이야기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분석하고 아이들에게 교육적으로 접목시키려고 하는 것들이 습관이 되어버려서 오롯이 이야기 속으로 파고 들어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선생님들인 것 같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야기 속으로 푹 빠져서 그림책을 새롭게 보게 된 좋은 계기가 되었다. 늘 읽어주기만 하다가 들어보니 정말 좋았다. 추운 겨울 역사박물관 옆 길, 바람 쌩쌩 불던 골목길도 그립다. 아이들을 만나는 일이 즐겁고 신나려면 함께 배우는 기회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한국방정환 재단의 이상경 이사장님! 약속하신대로 열심히 해보세요. 다음에 또 다른 “함께 배우는” 시간에 꼭 만나 뵙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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