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순, 공동체성서연구

 

 


2/2010

 

 

 

 

 

 

 

 

 

 

 

 

  공동체 만들기

 

공동체 만들기

 

 

 

 

 

 

 

 

 

 

 





신화식

교수
한양여자대학 유아교육과
hs2451@hanmail.net






 



미국 펜실베니아 주와 인디애나 주에 가면 300년 전 생활 방식 그대로 말과 마차를 타고 다니며 거대한 땅에 농사를 짓고 살고 있는 아미쉬 공동체의 평화로운 마을들을 종종 보게 된다. 이 마을들은 미국 내에서는 잘 알려진 곳이지만 최근 세계적으로 널리 소개 되고 있는 배경에는 몇 년 전에 이 마을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 사건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그 일이 발생한 날은 2006년 10월 2일이었는데, 한 우유배달원이 ‘신이 자신을 버렸다’는 환상에 빠져서, 수업 중이던 아미쉬 원룸 스쿨에 침입하였다. 그곳에서 범인이 소녀 10명에게 총을 난사해 5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5명에게 중상을 입힌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났던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더욱 사람들을 놀라게 한 것은, 총기 난사사건으로 자녀들을 잃은 유족들과 아미쉬 공동체 사람들이 보여준 즉각적인 반응과 의연한 태도였다. 그것은 바로 ‘즉각적인 용서’였다. 유족을 비롯한 아미쉬 공동체 사람들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녀들을 잃은 슬픔에도 불구하고, 자살한 범인의 가족들을 찾아 위로하며 용서의 뜻을 전했다.

“내 아들을 죽인 그 사람을 용서하라고요? 이해하라고요? 남의 일이라고 쉽게 말하지 마세요. 그건 가장 사치스러운 충고이니까.” 전도연이 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영화 <밀양>에서 자녀를 잃은 신애가 절규하는 모습이다. 어찌 모든 부모의 마음이 이와 다르다고 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아미쉬 공동체 마을의 부모들은 모든 면에서 확실히 달랐다.

그리고 더욱 충격적인 이야기는 13살, 11살 아미쉬 소녀들의 의연한 행동에 있었다. 범인이 총격을 가하려는 낌새를 알아차린 13살 난 마리안 피셔가 먼저 나서서 그에게 “나를 먼저 쏘세요!” 하고 호소하자, 곧이어 11살배기 동생 바비 피셔가 “그 다음엔 나를 쏘세요!” 하고 애원했다는 것이다. 마리안과 바비 자매는 자신들이 죽으면 다른 동생들의 목숨을 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던 것이다. 이 사건은 미국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았을 뿐만 아니라 뉴스를 타고 온 세계에 전해졌다. 더욱이 그 범인의 장례식에 왔던 조문객 가운데 절반이 아미쉬인들 이라서 미국 사회는 한 번 더 놀랐다. 이는 당시 9·11 테러사건을 보복으로서 대처한 부시 행정부의 정책과는 사뭇 비교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용서’이였기에 사회 각계의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킬만한 사건이 아닐 수 없었다.

자녀를 죽인 범인에 대한 보복과 증오 대신에 용서와 사랑을 택한 이들의 숭고한 행동은 믿기 어려울 정도이며 외경스럽기까지 하다. 이들은 성자도 아니고 미친 사람도 아니었다. 그저 대대로 내려온 전통적 가치관을 실천한 용기와 신념을 지닌 보통 사람들이었다.

현재 아미쉬 공동체 인구는 약 24만 명이며 매년 계속 증가하고 있고, 마을마다 총괄적인 조직은 없으나 자연스럽게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이들은 말이 끄는 쟁기로 밭을 가는 옛날 방식대로 짓는 농사를 천직으로 아는 땅의 사람들이다. 그들이 소중하게 여기며 경작하는 토지의 규모는 엄청나며 매년 그들이 소유하고 있는 대지의 값이 크게 올라 살고 있는 미국 내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큰 영향력을 가진 공동체가 되어 있다. 단순함과 검소함을 추구하여 꾸미지 않으며 수수하게 디자인한 옷을 집에서 만들어 입는 아미쉬인들은 세금은 내지만 혜택은 받지 않고, 제도권 교육을 거부한다. 종교적인 측면에서도 별도의 연합체나 예배당이 없고 헌금도 없으며, 다만 대대로 내려오는 성경을 읽으며 900쪽에 달하는 악보 없는 찬송가를 400여 년간 부르고 있다.

이 마을에서는 중학교 과정인 8학년까지의 자체 학교 교육을 하고 있으며, 외부의 교사 양성 과정을 거치지 않은 20세 전후의 현명한 아미쉬 처녀가 아이들을 가르친다. 아미쉬인들은 아이들이 16세가 되면 자녀들이 아미쉬에 남을 것인지 바깥세상으로 나가는 삶을 택할 것인지를 ‘럼스프린가’라는 바깥세상 체험을 통해 결정하도록 한다. 이때 공동체에 남기로 결정하는 젊은이들은 90%에 이른다고 한다. 아미쉬 공동체 학교에 가보면 표어로 ‘JOY(Jesus first, Others next, Yourself last)’가 게시되어 있다. 이 표어는 아미쉬 사람들이 대대로 얼마나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해 왔는지, 또 이를 어떻게 어린 자녀들에게 계속 일깨우고 있는지를 잘 알려주고 있다. 이러한 공동체의 삶의 방식은 피폐하고 각박한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하나님이 주시는 또 하나의 경종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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