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문화원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여러 가지 일을 해 오고 있지만 사실은 의도적으로 탄탄한 조직을 하지 않았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그룹을 잘 만들어 사람들이 함께 사는 놀이를 하면서 살아왔다. 내가 속한 곳이면 하나의 조직이 생겨나곤 하였다. 유니선교회를 만들어 여러 해 동안 성경공부를 하던 중 김영운 목사님이 우리의 담임 목사님이 되었고 '성서공동연구'라는 말을 처음 듣게 되었다.

그리고는 작은교회를 창립을 하였고 그 후에 ‘공동체성서연구원’과 ‘공동체문화원’이라는 두 이름을 쓰면서 성서연구와 신학공부, 에니어그램은 김목사님이 맡고, 나는 성경을 공부한 사람들이 사회 속에 스며들어 살아가야할 부분들을 맡기로 하여 그 둘 다 같이 일을 하면서도 약간의 전문성을 가지면서 살아왔다.

기조가 되는 신학은 ‘코이노니아’이기에 일감을 중요시하기보다는 관계를 더 중요하게 여기며 성경과 에니어그램을 통하여 수련을 해 오고 있다. 갈등도 느끼며 어떤 때는 관계가 깨어지는 것 같은 아픔도 느끼지만 마지막 목표는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하나가 되는 생활을 하는 것이다.

근사한 조직도 갖고 있지 않다 보니 어떤 때는 일을 할 사람도 없는 것 같아 별 허드렛일도 내가 해야 되고 부담스럽고 손해가 나는 일도 내가 해야 할 때도 있었다. 그러면서 '내가 이런 일까지 해야 되나? 나는 이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닌데...'라는 생각을 할 때도 있었다. 그렇게 느껴지는 일을 하기 싫어 팽개치고 싶지만 하나님 두려워서 그렇게 할 수가 없어 지금까지 왔다.

"그래, 네가 해야 할 일을 안 해? 이 돌들로도 그 일을 시킬 수가 있어" 이런 말을 들을까봐 두려웠었다.

그런데 이제 내가 해야 할 일을 새롭게 다지다보니 같이 일을 할 사람이 필요하다. 여러 가지 단체에 속하여 있으면서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느끼기도 한다. 일을 시작하는 것은 자발적으로 하지만 하기로 했으면 책임적으로 해야 하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그렇지 못하다.

집안에 일이 생기면 약속해 놓은 것도 쉽게 잊어버리고, 기분이 나쁘면 쉽게 바꾸어버린다. 그리고 우리들의 사회의식도 그런 일에는 용서가 되고 있다. 그러나 선진국 사람들을 보면 그렇지 않다. 자기 집안 일이 생겨도 사회나 교회 속에서의 약속을 먼저 지키는 것을 볼 수 있다. 아직도 우리는 후진국?

“공동체문화원에 속해서 일하고 싶다면 그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데 올인 할 사람을 보내주세요”라고 기도하고 있다. 그리하면 그의 모든 것을 주신다고 했기에.

지나간 세월 속에서는 우리들 수련에 힘써 왔다면 이제는 다른 사람들을 위로하며 빛을 전하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 이사야처럼 '내가 여기 있으니 나를 보내소서' 하는 사람들이 몰려오고 있는 것을 상상하고 있다.

누구를 위해서 봉사를 했고, 누구를 위해서 일을 해준다는 그런 사람 말고, 내가 이 일을 하면서 행복을 느끼고, 이일을 하면서 삶의 의의를 느낀다고 고백할 줄 아는 사람을 찾고 있다.

그런데 감사한 것은 이곳저곳에서 그런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이제 하나님께서 우리들의 속타는 심정을 알아주시는가보다. 일꾼들이 모여서 서로 ‘니것 내것’ 없이 지나다보면 하나님께서 빙그레 웃으실 것을 생각하니 나 또한 행복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