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같이 공부하는 다솜학교를 30년간 지속해 오면서, ‘대학다솜학교’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차일피일 미루어 오다가 금년부터는 실험을 해보기로 하였다.

대학교 재학생은 물론 대학을 졸업했어도 30대 후반까지는 대학다솜의 학생으로 하여 지도자교육의 연장교육의 필요를 느낀다. 사실 초등학생 때는 실컷 놀고, 중고등학생 때는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고 대학에 가서는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 학생의 생활인데 우리나라는 거꾸로 되어 있어 안타깝다.

초등학생 때부터 과외에 붙잡혀 놀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고, 대학에 가서는 공부보다도 노는데 주력한다는 것이 우리나라 대학생 생활이다. 대학입시 문제를 달달 외우다 지친 대학생들은 연구를 해야 하는 기초를 다듬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다른 나라 사람들과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뻔한 일 아닌가!

우리나라 교육에서 모자란다는 인성교육을 대학생 시절에서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되어 대학다솜을 여는 것이다.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사랑합니다” 이런 말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모으고 싶다. 남을 위해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대학생 때에 남을 배려하고 유연한 생각을 할 수 있는 것만 배워 놓으면 일생동안 자기도 행복하고 남에게도 행복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이다.

많이도 말고 한반에 열두 명만 두고 싶다. 그 열두 명을 키우기 위해 120명의 선생님도 모으고 싶다. 각기 각 분야의 사람들이 자기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인생수업을 받는다면 남을 지배하지 않고 봉사하는 구도로 가는 지도자가 될 것이다. 부모들이 시켜서 억지로 다솜학교에 보내지는 학생들 말고, 다솜학교의 뜻을 보며 자기가 정말 다니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왔으면 좋겠다.

어떻게 사는 것이 진실하게 잘 사는 것인지를 토론하며, 자기를 돌아보고 다른 사람들을 살피는 연습을 할 것이다. 음악회도 같이 가고, 미술관에도 가고, 밤중에 가는 영화관 경험도 재미있을 것 같다. 물론 여행은 자주 갈 것이고 전국방방곡곡을 살피며 어른이 되어 나라를 위해 일할 것에 대하여 미리 생각해 보는 경험도 줄 것이다.

아직 학생의 성원이 차지 않았기에 워밍업을 하고 있는 중이기는 하지만, 5월에 의성 ‘영성의 집’을 다녀왔다. 그곳은 목회를 미리 은퇴한 대구의 이균성 목사님과 YWCA 실행위원인 배영자 선생님이 다문화가정을 위해 봉사하고 있는 곳이다. 저녁을 먹고 그분들의 강의를 들었으며, 그 다음날에는 도시락을 싸서 안동 ‘병산서원’으로 가서 점심 먹으며 그곳 옛 선비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학생 때에 들은 이야기나 배운 것들이 일생을 좌우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상태를 분석해 보며, 다른 나라와 당당히 손잡고 살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을 비난하기 전에 나를 먼저 돌아보며 감성과 지성의 균형을 이루는 법, 그 감각으로 시대와 역사 속에서 조화를 이루며 남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세계 속에서 멋있는 나라를 일굴 수 있는 것이다.

한 달 내내 학교 가는 날을 기다리며 그리워하는 학교로 만들고 싶다. 물론 수업은 한 달에 한번하기 때문이다. ‘대학다솜학교’에서 이 나라와 세계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