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솜학교에서는 매해 12월, 성탄을 축하하면서 ‘마니또’를 정해서 한 달 동안 그를 위해서 기도하며 선물을 준비하여 교환을 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불우이웃을 위한 선물도 준비해 온다. 특별히 금년에는 YWCA에서 만든 저금통에다 동전을 모으기도 하였다.

YWCA에서는 북한 어린이들에게 보낼 우유 값을 보내기 위해 작은 우유팩 같은 저금통을 만들었다. 마침 다솜학교 학부형 중에서 Y직원이 있어 몇 달 전부터 저금통을 나누어 주었고 아이들은 각자 집으로 가져가 동전을 모은 것이다.

이렇게 한 학기를 마치며 ‘나눔’의 생활을 생활화 해보는 교육을 하는 것이 대안학교를 하는 우리들에게는 큰 보람인 것이다. 마니또 선물을 준비하면서 지난 이야기를 하면서는 서로에 대한 사랑을 느끼기도 한다.

어떤 아이는 자기의 마니또가 책 읽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 만화책을 샀다고 하였고, 어떤 아이는 그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그 집 식구에게 물어보기도 하였단다.

어떤 여학교 선생님은 자기학교 아이들에게 요즈음 중학생들에게 어떤 선물을 주면 좋은지를 물어 보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멋있는 목도리를 선사했는데 체격이 큰 그 학생에게 얼마나 멋있게 어울리는지 모른다.

나는 초둥학교 5학년 여학생이 나의 마니또인데 지난달부터 그 아이에게 자주 나의 사랑을 표현 했더니 어떤 선생님이 왜 그 아이만 특별히 돌보느냐고 하는듯한 말을 하였다. 그래서 나중에 알게 될 것이라면서 웃었는데 선물을 준비하는 것은 그리 쉽지가 않았다.

E-mart에 가 보았다. 모자가게, 옷가게, 백, 여러 가지를 돌아보았지만 별로 마땅한 것이 눈에 뜨이지 않았는데 지갑 코너에서 이쁜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초등학생이기에 너무 큰 것도 좋지 않고, 너무 비싼 것도 안 되고 너무 싼 것도 싫고 그랬는데 드디어 작으면서도 빨갛고 예쁜 지갑을 샀다.

그러고는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그 아이에게 꼭 맞는다는 생각이기 때문이다. 나는 외국에 갈 때에도 선물을 살 때에 참 기분이 좋다. 그 사람에게 꼭 맞는 선물을 고르러 다니다가 그런 것을 만날 때에 참 기쁜 것이다.

금년에는 특별히 식당에 가서 성탄축하와 마지막 수업을 하였다. 정말 다솜학교는 참 유명하다. 산에 올라가서도 수업을 하였고, 식당에 가서도 수업을 하고나서 밥도 먹고 놀기도 한다. 금년에는 '실패한 탐험가, 성공한 리더'라는 책으로 섀클턴의 지도력을 배워왔기 때문에 한 달이라도 빠트리면 그 책을 다 읽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제 다솜학교 아이들은 어떤 다른 경우가 생기더라도 해야겠다고 정해 놓은 일은 꼭 해야 하는 책임감을 가지게 되었으리라고 믿는다.

세계를 섬기는 지도자로 키우기를 원하기 때문에 금년에는 양식을 먹는 법을 배웠다. 칼과 포크를 쓰는 법, 물은 오른쪽의 것을 먹고 다른 것은 왼쪽의 것을 먹는 것도 배웠다. 다 먹고 난 다음에 나프킨을 예쁘게 개어 놓는 것도 알게 되었다. 초등학교 중학교 아이들이 어른들과 같이 이런 것을 수업시간에 정식으로 배울 수 있다는 것이 참 다행스럽다.

엄마들은 자기 아이들이 다솜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라도 계속 오겠다고 한다. 이렇게 사랑을 가지고 생활하는 게 필요한 모든 것을 배울 수 있으니 평생교육기관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사실은 그 속에 사랑과 편안함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모여 사는 곳이기에 절망도 있고 갈등도 있지만 그런 것을 극복하는 재미가 또한 좋기 때문이다. 아빠가 없는 아이에게는 모든 아빠가 다 그의 아빠가 되어 주려고 하고, 아가를 데리고 오면 모두가 그 아가의 할머니 할아버지 노릇을 하려고도 한다.

사귐이 깊어지면서 서로를 존중하고 점점 한 식구가 되어가는 다솜학교 같은 학교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섀클턴 같은, 오바마 같은 인물들이 나와서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를 이끄는 지도자가 우리나라에서 많이 나오기를 바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