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참 하고 싶었더랬어요.”

공산권 국가인 중국에서 태어나 50이 된 어느 여인의 말이다.

그는 어릴 때부터 남으로부터 똑똑하다는 말을 들었고, 그 자신도 남 앞에서 앞장서 어떤 일을 해 보고 싶었단다. 그런데 그에게는 그런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서 항상 다른 사람들이 시키는 일만하였단다. 학교에 다니면서, 공부도 잘하고, 다른 사람에게 모범이 될 정도로 성실하게 살았지만 지도자의 입장에는 서지 못하였다고 한다.

중년이 되어서 작업장에서도 남보다 더 열심히 하기도하며, 작업 성적이 좋기도 했지만 당원이 될 수는 없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사회주의 국가에서 원하는 성분이 좋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은 개방이 되어 어느 누구라도 좋은 일을 하기 위해 어떤 모임을 만들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그는 마음이 맞는 동료들과 함께 다른 사람을 위한 클럽을 만들어서 살아가고 있다.

일생동안 일을 열심히 하다가 은퇴를 한 여성들에게 음악, 무용, 서예, 컴퓨터 등 취미생활도 즐기게 문화교실을 열어주고 있다. 또한 가정이 깨어져 길거리에서 방황하는 아이들을 모아 부모 역할도 해 주는 일을 한다.

돈도 별로 없고 어떻게 하는지 잘 모르긴 하여도 신이 나서 일을 하고 있다. 남을 위해서 , 나아가서는 국가를 위해서 자발성을 가지고 자기네들이 어떤 공헌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기쁘다는 것이다.

그들은 이런 일을 하기 위해서 드는 비용을 만들기 위해서 자그마한 세탁소를 경영하고 싶단다. 물론 손빨래를 주로 하겠단다. 수선도 한단다. 자기네들의 몸을 바쳐서 하는 일을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들은 여러 곳에서 모은 여러 가지 물건들을 깨끗이 정리하여 중국에 다니러 오는 북한 사람들에게나 그 물건이 필요한 사람들과 나누어 쓰고 있다.

나는 이런 사정을 여신협 회원들에게 이야기하였다. 세탁소를 차리는데 처음으로 필요한 돈이 백만원이 든다고 하였더니 어떤 회원이 선뜻 자기가 주겠다고 한다. 나는 너무 기뻐서 펄쩍 뛰었더니 그 친구는 오히려 이런 일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어서 고맙다고 말을 한다. 그런 대화를 하면서 우리는 얼마나 신이 났는지 모른다.

중국이나, 한국의 여성들은 오랫동안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해 오기보다, 남자들이 시키거나, 사회에서 요구하는 일들만 하면서 살았었다. 그러나 21세기에 사는 여성들은 참 좋은 세상을 사는 것 같다.

중국의 50대 여성처럼, 그동안에 그토록 하고 싶었던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남을 위한 일을 하는 것은 어렵고 고통스러운 일이 따르기도 한다. 그러나 자기가 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사람들은 이렇게, 또 신나게도 할 수 있는 일이다.

한 평생 살면서 자기네 식구들을 위해서 온 정성을 쏟는 일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다른 사람을 위하는 일을 하면서 신나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더 좋겠다. 내 시간, 내 돈, 내 정성이 다른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을 좋아하는 삶이 얼마나 신나는 일인지 아는 사람은 복있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