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순, 공동체성서연구

 

 


12/2005

 

 

 

 

 

 

 

 

 

 

 

 

  공동체 만들기

 

숨어있는 사람들

 

 

 

 

 

 

 

 

 

 

 





윤 명 선

공동체 문화원장






 


일본 YWCA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였다. 스즈끼 레이꼬를 비롯하여 일본 YWCA 회원들은 사랑의 표현과 정의의 태도를 잘 조화시키며 사는 사람들이다. 80세가 넘은 증경 회장님은 한국 회원들을 맞이하기 위해 나리따 공항까지 나왔다. 일본 Y는 특히 한국과의 인연이 깊다. 일본 정부와 맞서서 한국이 안고 있는 원폭 피해, 정신대 문제, 교과서 등 여러 문제들을 대변해 주고 있다. 100주년 공식행사를 끝내고는, 국가를 넘어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오래 전부터 자매로 살아오고 있는 김현자, 조규혜, 스즈끼 레이꼬 언니들이랑 삼일 동안 휴가를 가졌다.

동경에서 2시간 동안 기차를 타고 山梨에 갔다. 첫날에는 아즈마 시미즈 교수 댁에서 묵었다. 부인과 딸과 함께 부엌에 들어가 우리가 먹을 음식을 만드는데 돕기도 하고 우리 방에 차를 날라다 주며 이런 얘기, 저런 얘기를 해 주었다. 70세가 훨씬 넘은 부인은 어릴 때부터 스즈끼 레이꼬의 언니의 아버지인 스즈끼 목사님 교회의 교인이었다고 한다. 어릴 때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신 그는 스즈끼 목사님을 아버지처럼, 레이꼬를 동생처럼, 한식구로 살아온다고 한다.

여덟까지나 되는 회, 샐러드, 된장국, 낫또, 겨에 묵혀 놓은 갖가지 야채, 청어 알, 김치, 고추장, 김 등 두끼 식사를 모두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차려 주었다. 보라색 포도, 후지 사과 같은 붉은색 포도, 배, 사과, 감, 센베, 차... 후식도 역시 푸짐하였다. 다다미방에서 잠을 자는 한국인들을 위하여 요를 깔아주고, 이불도 두개씩 덮어 주었다. 나는 소매가 달린 이불을 처음 보고는 얼마나 재미있어 했는지 모른다. 이불 깔아 주는 것도 물론 시미즈 교수랑 부인이랑, 딸이 같이 해 주었다. 그는 은퇴한 공대 전기과 교수이다. 태양열로 집을 짓고 자동차도 발명하였다. Simizu Lab, Solar Car로 발명한 자동차 발표도 하였다. 그는 세계적인 시각을 가지고 지역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지구를 위해 환경운동, 평화운동, 여성운동, 노인, 병자를 위한 봉사를 하며 작은 마을의 기초의원으로서 마을을 위한 일도 하고 있다.

스즈끼 레이꼬와 시미즈 교수님은 우리를 아사까와 노리다까, 다쿠미 형제의 자료관에 데리고 갔다. 그들 형제는 한국의 산과 예술을 사랑하고 한국인의 마음속에 살았던 일본인이다. 형은 한국의 백자에 매료되었고 한국의 인간문화재 4호인 지순택 선생과도 아주 친하게 지냈다고 한다. 그의 자료실에는 지순택 선생의 작품인 청자와 백자가 있었다.

동생 다쿠미는 그의 묘가 망우리에 있을 정도로 한국인과 함께 살았던 사람이다. 일찍이 감리교의 세례교인이 되었는데 조선 총독부의 산림과에 직장을 갖게 되어 한국의 나무를 채벌하는 일을 하면서 조선인에게 미안한 마음을 그의 일기장에 적어 놓았다. 조선인의 옷을 입고 조선 음식을 먹으며 생활했다고 한다. “이 아름다운 천사와 같은 이들의 복을 우리가 빼앗고 있다면 신이여 용서하소서.” 라는 기도를 하였고, 조선 땅에 적송을 심는 일을 했는데 지금은 80년 자란 커다란 나무가 되어 포천을 울창하게 하고 있단다. 일본 지진 때에도 조선인이 불을 지르지 않았다는 것을 그의 일기장에서 증언하고 있다.

이렇게 한국을 사랑하는 일본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해야 할 일들이 떠오른다. 일본정부를 향하여 전범에 대한 책임을 물으면서 동시에 한국을 사랑하는 일본사람들과 함께 화해의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일이다. 상처를 입은 쪽에서 용서를 하고 화해를 할 준비를 하는 것도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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