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열심히 운전을 하며 달리고 있는데 라디오에서 ‘ 대～한민국’이라는 함성이 들려왔다. 나는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는 “따 따 따, 따따” 손뼉을 친 것이다. 월드컵이 끝난지 두 달이나 지났는데 광고를 들으면서도 나의 무의식 속에 든 대～한민국이 되살아나는 것을 보고 나라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되었다.
어느 재일동포의 말이 생각난다. 다시 태어난다면 자기는 어느 나라이든지 간에 본국에서 태어났으면 좋겠다고 일본에서 태어나 살면서도 일본 국민이 되지 못하고 대한민국이라는 조국은 별로 큰 힘이 되어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살아가는 그들의 아픔이 얼마나 큰지 표현해 주는 말이다.
국력이 커져야 어느 나라에서 흩어져 살든지 불편하지 않게 살 수 있다. 그러나 모든 나라들이 경쟁적으로 나라의 힘을 키워 다른 나라들은 생각하지 않고 산다면 세계 평화는 요원한 것이다.
공동체 운동을 하는 이유는 나라와 이념 모든 것을 뛰어 넘어 사람들 속에 평화와 정의가 이루어지기 위한 것인데 온 세계에 퍼져 있는 불평등을 볼 때 무척 마음이 아프다. 왜 사람들은 여러 가지 편을 만들어 자기편이 아닌 사람에게는 억압을 행할까? 한국에 와 있는 미국 사람들이 여중생들을 탱크로 치어 죽게 한 그들을 처벌하지 못하는 한국, 일본에서 살고 있는 재일동포들에게 국가에서 주는 혜택을 입지 못하게 하는 일본,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마구 대하면서 임금도 제대로 주지 않는 한국 등 어떤 나라든 간에 남에게 억압당하면서 또한 사람들을 억압하는 행위는 언제 끝이 날까?
술주정뱅이 아버지를 둔 아들이 커서는 두 가지로 갈라진다고 한다. 아버지처럼 술주정뱅이가 되든지 아니면 술을 전혀 입에 대지 않는 사람이 된다고 한다. 그러나 술을 즐기면서도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며 술을 이기는 사람이 가장 좋은 것이다.
이제 대～한민국은 월드컵을 거치면서 자신감이 생기고, 자신을 돌아보며 ‘모든 면에서 승자’가 되자고 말하고 있다. 정말 그래야 되겠다. 국가의 능력을 키우면서도 다른 나라를 억압하지 않는 멋진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 나라가 세계에 ‘우뚝 서는 날’이 무슨 뜻인지 잘 풀어 갔으면 좋겠다.
세계 방방곡곡에 퍼져가는 대한민국의 기운이 약한 나라를 북돋우어 주고 평화를 이루어 가는 것이 된다면 우리의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대～한민국을 물려 줄 수 있을 것이다.
윤 명 선 (공동체 문화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