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빛 발하기"를 배우는 것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가운데 가장 어려운 일이다. 문제는 우리가 사랑, 사랑의 요구, 혹은 사랑의 엄청난 힘을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하물며 사랑을 어떻게 발하겠는가? 반대로, 우리는 자신에게 설득한다. 우리가 사랑을 더 많이 하면 할수록 아주 행복하게 될 것이라고 말이다. 우리 각자는 사랑이 도대체 무엇인지를 알 때까지 예외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사랑을 갈망하고, 사랑을 낭만적으로 생각하며, 그래서 사랑에 우리 자신을 잃어버린다. 그러나 진정한 사랑은 품기가 어렵다. 왜냐하면 우리는 사랑을 뭔가 피상적인 것으로 변화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랑은 과거의 상처를 막아주는 우리의 일부분을 넘어서 존재의 가장 중심에 와 닿는다.
어린 시절을 아무리 유복하게 보냈다 하더라도, 상처가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가 인간이라는 사실은 어떤 식으로든 뒤틀림 없이 어린 시절을 피해갈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생활 환경에 "맞춰"(fitting) 나가는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는 것은 몇몇 부분이 희생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사람의 경우, 그 상처로 스스로를 잊어버리게 된다. 다른 사람의 경우에 상처는 자기가 누구인지를 숨기는 것을 의미한다. 또 다른 사람의 경우, 상처 때문에 자신의 것보다는 다른 사람의 필요를 위해 일하게 되기도 한다. 어떤 사람의 경우, 상처는 다양한 종류의 과대 보상으로 드러난다. 이러한 어린 시절의 공통된 비극은 균형 잡히거나 혹은 상처를 입지 않은 성격유형은 남아있지 않다는 것이다. 더욱이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두고 두고 지불해야 할 또 다른 대가가 있다. 우리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채 결코 치유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 그 상처를 감춰야 할 필요이다.
대체로 우리에게 그런 것 같다. 우리는 더 이상의 상처를 입지 않기 위해 상처 입은 응어리를 보호해야 할 필요를 느낀다. 그래서 우리의 성격은 가장 내면에 있는 자기(self)의 둘레에 껍질을 만들어 왔다. 우리에게 나타나는 사랑의 빛은 그 성격에 의해서 빗나가게 되거나 혹은 성격의 잘못된 부분 때문에 자취를 감추어 버리게 된다. 그렇게 절실하게 필요했던 치유하는 사랑(the healing love)은 우리에게 어떤 도움이 될 만큼 깊이 스며들 수 없다. 이것을 변화시키기 위하여 자신의 성격을 버리지 않는 한 우리는 사랑의 빛을 발할 수도 없고, 따라서 치유될 수도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각 성격 유형은 내적 고통으로부터 도피하기 위한 무의식적인 전략이다. 마치 고통이 거기에 없는 것처럼 한다든지, 위험하고 파괴적인 방법으로 보상한다든지,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전가시킨다든지, 혹은 너무 혹독해서 그것을 직접 경험 하기보다는 스스로 소진함으로써 몰아낸다든지 하면서 말이다. 더 큰 비극은 우리가 자기자신에게 이방인이 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가 누구인지, 아니 더 정확하게는 우리 자신의 됨됨이나 수치스럽고 손상된 부분으로부터 도피해서 살기 때문이다. 우리는 고통과 전혀 관계없는 것을 원하기 때문에, 우리는 딴 데로 마음을 돌려 터무니없는 정체감(identity)을 만들곤 한다. 도피하는 스타일이 우리의 성격유형이 된다. 에니어그램은 그러한 도피하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단순히 성격유형을 시인하기 보다는, 우리는 억지로라도 스스로 내면을 살피고 "해결책은 정면돌파에 있다"라는 것을 이해함으로써 고통을 치유해야만 한다. 만일 치유되기 시작한다면 각 성격유형의 중심부에 있는 고통은 어루만져 주어야만 한다. 그 이유는 우리가 고통을 바라기 때문이 아니고 그 고통이 끝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그 고통을 치유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불가사의하게도, 우리가 고통을 인정하고 맞닥뜨려 경험한다면, 치유는 급속도로 이루어지게 된다. 안락감이나 근거 없는 자기용서가 아니라 철저한 정직성을 가지고, 자기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봄으로써, 우리는 자기자신을 동정할 수 있게 된다. 우리가 발할 수 있도록 배워야 하는 사랑의 빛은 고통을 이해하는 자기자신의 더 귀중한 부분으로부터 나오며, 고통을 치유할 수 있다.
그러므로 치유를 위해서 필요한 것은 단순하고, 손길 닿는 곳에 있다. 왜냐하면, 치유는 그전에 손상되지 않았고 고통속에 있지 않은 부분으로부터 올 뿐만 아니라, 그것을 통하여 오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것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쓸데없이 우리의 고통을 묻어버리거나 누그러뜨린다. 불행하게도, 이러한 시도들은 상처에 잘못된 약을 바르는 것 만큼 쓸모 없다. 아무리 많은 브로마이드가 있다해도 부적절하면, 꼭 맞는 치료를 할 수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