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니어그램 오아시스는 2~3개월마다 1박 2일 혹은 one-day 프로그램으로 후속모임을 갖습니다. 오아시스를 경험한 모든 참가자들이 함께 모여 자신의 일상을 점검하고 얼마만큼 에니어그램을 수련했는지 돌아보고 나누는 모임입니다. 에니어그램 오아시스가 단순히 프로그램을 경험하는 모임이 아니라 영성의 길을 함께 가는 수련모임이 되기를 바라기에 이런 정기적인 모임을 만들었습니다. 이런 나눔을 통해 참가자들은 에니어그램이 자기 격정의 강을 건네주는 소중한 배라는 것을 깨닫게 되고, 또 경험한 것을 함께 점검하고 함께 나누고 함께 지지함으로써 에니어그램 수련을 좀 더 공고하게 하려는 것입니다.

후속모임은 짧은 시간에 깊은 경험을 하도록 돕기 위해 하나의 주제에 초점을 맞추어 프로그램을 구성합니다. 예를 들어 지난 세 번째 모임에서는 ‘몸’이 주제였습니다. 몸과 관련된 춤명상, 몸 카펫, Body work 등을 경험했습니다. 몸을 움직이며 몸을 관찰하고 거기에서 올라오는 격정과 느낌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 했습니다. 평가서를 받아보니 다양한 경험들을 적었는데 유형별로도 독특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확실히 머리형들이 몸 작업을 더 불편하게 느끼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 분석과 평가를 통해 참가자들은 자기 에고의 기계적 반응을 확인하고 그것을 수련과제로 삼을 수 있게 됩니다.

참가자들의 경험을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 현재에 살기, 지금 이 순간에 살기
- 몸으로 마음 전하기, 많이 안아주기
- 언어 말고 다른 것으로 소통하기
- 즐거운 기분, 내 유형을 다시 확인함
- 전체로 살기, 진심으로 침묵하기
- 불안의 시나리오 멈추기
- 버림받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내려놓기
- 안락한 서클과 편안한 관계
- 좁은 마음 내려놓기
- 너와 나의 따뜻한 몸
- 질투심 내려놓기(질투가 생길 때 이 모임 기억하기)
- 명상을 통해 얻은 몸의 가벼움
- 살아있다는 생명의 감각
- 사랑스러운 내 몸을 웃게 하자
- 가족들과 몸으로 만나기
- 신뢰를 받고 줌으로써 얻은 교감
- 몸을 통해 얻은 편안함과 고마움
- 애쓰지 마라. 봄은 그냥 쉽게 오고 꽃도 그렇게 핀다.
- 나를 너에게 섭리에게 모두 맡긴다.
- 사념으로 겉도는 나를 본다.
- 내 마음이 원하는 것을 볼 수 있는 눈과 그것을 당당히 표현하는 용기를 얻음
- 완벽하려는 마음을 두고 감
- 내가 얼마나 사랑스러운 존재인지!
- 신이 나를 통해 춤추는 것을 느낀다.
- 지금 내가 어떻게 숨 쉬고 있지?
- 남편,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
- 지금 이대로 계속 가기

에니어그램을 통해 참가자들은 위로를 얻고 희망으로 다시 일어설 용기를 갖습니다. 에니어그램은 사람들이 격정을 통해 기계적으로 반응하는 왜곡된 모습을 보게 하지만, 실상은 존재의 본질에 대해 묻고 보고 생각하게 하는, 따뜻한 위로와 해방의 메시지입니다. 구르지예프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인간은 본성 essence과 개성 personality이라는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인간 내에 있는 본성은 그 자신의 것입니다. 인간 내에 있는 개성은 ‘그 자신의 것이 아닙니다.’ 그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것은 바깥에서 온 것이고 배운 것이며, 기억과 감각에 남아 있는 모든 외부적인 인상의 흔적과 배워 온 모든 말과 움직임, 그리고 모방으로 형성된 모든 느낌을 반영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모든 것은 그 자신의 것이 아닙니다. 이것이 개성입니다.

어린아이는 아직 개성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는 실제 그인 바입니다. 그는 본성입니다. 그의 소망, 취미, 좋아함, 싫어함은 그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표현합니다. 그러나 소위 교육이 시작되면 개성이 자라나기 시작합니다. 개성은 한편으로는 다른 사람들의 의도적인 영향, 즉 교육에 의해 형성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어린아이 자신이 다른 사람들을 비자발적으로 모방함으로서 형성됩니다.

본성은 인간 내부의 진실입니다. 개성은 거짓입니다. 그러나 개성이 자라나는 것과 비례하여 본성 자체는 점점 더 드물고 희미해지며 아주 어린 나이에 본성의 성장이 멈추어서 더 이상 자라나지 않는 일이 매우 흔하게 일어납니다. 성인의 본성은, 매우 지성적인 경우라도, 또한 우리가 보통 이해하는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들의 경우조차도 다섯 살이나 여섯 살의 어린아이 수준에서 멈추는 경우가 매우 흔하게 일어납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우리가 이 사람에게서 보는 모든 것이 사실은 그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인간에게 있어서 그 자신의 것, 즉 그의 본성은 보통 그의 본능과 가장 단순한 그의 감정에서만 드러납니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내 안에 멈추어진 참 나, 나의 본질, 하느님 형상, 감추어진 보물, 이 보물을 갖고 우리는 살고 있다(고후4:7)는 말입니다. 우리가 이미 갖고 있는 이 보물에 주목한다면, 삶의 목적과 의미가 달라집니다. 더 이상 에고가 만들어내는 환상에 매달릴 필요가 없습니다. 성격 personality의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날개를 활짝 펴고 특정 유형이 아닌 전체로, 각 유형의 빛깔이 모두 합쳐져 만들어낸 전체의 색깔, 곧 ‘빛’으로 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시중에 떠도는 에니어그램 성격유형에 맞춘 진로 지도는 위험합니다. 특정한 유형에 맞는 특정한 직업선택은, 오히려 성격유형에 고착되게 만들어 에니어그램의 본래 목적을 훼손합니다. 온전함을 추구하는 영적 수련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오히려 자기 유형보다는 통합방향에 있는 유형의 일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할 수 있습니다. 움직이기 싫어하는 평화주의자 9번 유형이, 자기의 격정인 ‘나태’를 바르게 이해하고, 오히려 3번과 같이 활동적인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 온전함으로 나아가도록 돕는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성경유형으로서의 에니어그램은 인간이 모든 유형의 특성을 모두 지니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분열된 자아가 참 자기와 통합되고 성장이 멈춘 우리의 본성 essence이 자라나게 되면, ‘본능과 가장 단순한 감정에서만 드러나던’ 우리의 본성은 고등감성중심 higher emotional center과 고등지성중심 higher intellectual center이 열리고 영적으로 진화된, 다른 차원의 인류의 출현을 보여줄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사는 곳을 우리는 하느님 나라라고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젖과 꿀이 흐르는 그곳에 이르기까지 에니어그램 오아시스는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 광야의 여행을 기꺼이 하려합니다.

에니어그램 격언

수련 인성을 위하여 : 늘 깨어 있으라 기계적 삶에 저항하며 살기 위하여 수련하는 목표이자 가장 중요한 화두이다. 정진, 또 정진! 명상 61 남의 눈에 있는 티를 보던 눈을 돌려 내 눈의 들보를 보는 노력이 곧 자기관찰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