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순, 공동체성서연구

 

 


07/2012

 

 

 

 

 

 

 

 

 

 

 

 

에니어그램영성(136)

 

5 번 유형 : 니고데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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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성서연구원


에니어그램 격언






 


3. 비밀 제자 니고데모

니고데모는 바리새파 가운데 한 사람이요, 유대 사람의 지도자였다(요3:1). 예수가 ‘무지배의 질서’로서 ‘하나님 나라’를 대표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유대인들은 ‘지배체제’로서 ‘세상’을 대표한다. 요한복음 상황에서는 바리새파가 바로 그 유대인들의 ‘세상’을 대표한다.

그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바리새파는 진보적인 유대인 평신도 운동으로서 그들의 주요 관심은 회개와 하나님의 개념에 따르는 생활에 중점을 두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엣세네파 같이) 광야로 물러나는 생활로 들어가지는 아니하였고 일상적인 직업을 통하여 생활을 영위하였으며 따라서 자신들이 유대교적 신앙으로 생각하는 모범적인 생활을 하였다. 그들은 (사두개파와 달리) 이 세상적인 유대국가로부터 구원을 기대하지는 않았고 사후의 생명을 위한 구원을 기대하였다.’ (사랑과 진리의 대화, 김영운,p.54)

니고데모는 이런 성향을 띄고 산 사람으로 보인다. 예수를 찾아간 목적도 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더욱이 유대인의 한 지도자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탐구하는 입장이었다. 예수가 ‘하나님께로부터 오신 분임을 압니다.’라고 천명하는 것이 빈 말이 아닌 만큼 그것은 신앙고백에 해당된다.

그러나 바리새파에 속한 지도자가 이런 고백을 하는 것은 극히 은밀한 일이요 비밀스런 사건이다. 단순한 개인사로만 보면, 예수의 추종자가 되고 신자가 되는 결정적인 일이다. 그러나 지도자로서는 간단하게만 볼 수 없는 사건이다. 게다가 #5번 유형의 속성을 지닌 니고데모에게는 또한 함축성이 큰 행동이다.

#5번 유형은 자명한 지식이나 진리도 쉽사리 수용하지 못하고, 따지고 볼 사람들이다. 많은 사람들이 가는 길도, 확신이 서기 전에는, 무모하게 보인다. 예수가 인기가 비록 하늘을 찌를 듯 하였고 구름처럼 많은 사람들이 주위에 모여들고 따랐어도, #5번 유형의 눈에는 그 역시 무모하게 보이기 쉬운 법이다. 열혈 청년 같으면 과감히 나서서 신자도 되고 제자도 되고 할 법 하지만 #5번 유형은 역시 유보적이며 결정을 내리기가 어렵다.

지식과 이해가 무엇보다 중요한 #5번 유형에게는 꼭 집어 말하지 않아도 에니어그램 격언에서 찾는 뜻이 서려있을 법하다. ‘자신을 알라.’ ‘무리하지 말라.’ ‘매사를 검증하라.’ 그러니까 남들이 신앙을 고백하고, 속에 품은 뜻을 천명하고 결신자가 되고 제자가 되어도, 스스로 최종 결단을 하기까지는 무모하게 처신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에 갇혀 있는 형국이다.

죽음의 순간을 ‘진실의 순간’이라 하는 뜻을 실감하게 만든다. 마음속으로 예수를 따르며 신자가 되고, 제자가 되는 결정을 하였더라도 세상에 공표하는 것은 마지막까지 유보한다. 더욱이 자신의 지위나 관계를 생각하는 것은 넘어섰다 하더라도 예수의 상황과 관계까지 생각할 때, 그는 ‘비밀 신자’ Crypto Christian, ‘비밀 제자’ Crypto Disciple가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어찌 보면 니고데모가 누구보다도 예수가 권력 정치를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를 향하여 고난의 길을 가면서 고뇌하며 번민하는 모습을 보면서 깊이 동정하고 공감하지 않았을까 본다.

대제사장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이 예수를 잡으려고 했을 때(요7:32), 니고데모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우리의 율법으로는, 먼저 그의 말을 들어보거나, 또 그가 하는 일을 알아보거나, 하지 않고서는 그를 심판하지 않는 것이 아니오?’(요7:45-52). ‘비밀 제자’의 지경을 넘어 위험을 무릅쓰고 중대 발언을 하는 것을 본다.

4. 희생적 지도자 니고데모

평소에 생각과 관찰을 잘 하는 #5번 유형은 어떤 결과를 얻으면 그것을 또 분석하고 이해하느라 신중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일단 충분하다고 생각할 때 남달리 깊은 이해와 지각이 뛰어난 #5번 유형은 아무것에도 집착하지 않으며 초연한 자세를 취한다. 심야의 대화를 통하여 예수의 깊은 뜻을 깨닫게 된 니고데모는 스스로 초연해지면서, 이제는 역설적으로 남들이 보기에 무모하다 싶을 정도로 위험에 직면하고 도전한다. 니고데모는 냉철한 이성적 판단력과 탁월한 지각과 감지력에 분별력을 더하여 사태를 꿰뚫어 본다. 자신의 지위와 신분을 고려하여 비밀 신자와 비밀 제자로 처신하던 때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평소에 신중함이 회의적인 자세를 지니게 했다면, 사태의 본질을 통찰하고 확신이 서면 #5번 유형은 누구도 가로막을 수 없는 선견지명에 대담성을 더한 리더십, 높은 분별력에 강한 결단력을 배합시킨 리더십을 발휘한다.

당시의 대제사장들과 바리새파 같은 지도자들 가운데서 ‘그를 믿은 사람이 어디에 있다는 말이냐?’라는 말이 의회에서 공공연히 나오고 있을 때, 이미 니고데모는 유대인의 지도자로서 최고회의 의원으로서 예수를 믿고 있었다. 니고데모가 예수를 변론하자 다른 위원들이 ‘당신도 갈릴리 사람이오?’하고 힐난한다.

예수가 가는 십자가의 길을 누구도 어쩌지 못한다는 사실을 아는 니고데모는 자기가 할 수 있는 책임을 감당하려 노력할 따름이다. 적어도 산헤드린 최고회의 의원들과 모든 지도자들이 니고데모 자신이 예수와 대면하여 말씀을 들었던 것처럼 예수의 ‘말을 들어보고, 또 그가 하는 일을 알아보거나’ 하고나서 심판을 해도 하라는 지극히 객관적 판단 근거를 갖추도록 권고한다. 그러나 강고한 보수적인 지도층의 독선과 권력에 대한 탐욕에 부딪힌 니고데모는 한 번 더 신중을 기하면서 사태의 추이를 지켜본다. 예수를 죽음으로 몰고 가는 권력의 악마성을 보면서 그렇다고 무모하게 함께 죽을 순 없다는 진실을 속에 품는다. 지도자의 초연함과 용기를 아울러 갖추었으나 결정적 순간까지 기다리며 자신의 책임과 역할을 찾는 그야말로 ‘빈틈없는’ Shrewd 통찰력과 ‘멋진 계산’을 하는 듯하다.

마침내 예수가 십자가에 달려 최후를 맞았을 때, 그는 또 다른 비밀 제자 아리마대 사람 요셉 의원과 함께 십자가에서 시신을 내려 Deposition 모셔다가 장례를 치룬다(요19:38-42). 유대인들이 무서워서 예수의 직제자 열 두 사람까지 모두 달아나서 숨었던 살벌한 상황에서 요셉과 니고데모는 모든 것을 각오하고 나선 초연하면서도 처연한 모습이다. 사태를 꿰뚫어보며 달관한 것 같은 니고데모는 자기과시를 하는 것도 순교자를 자처하는 것도 역사에 공헌한다는 것도 아닌 모습이다. 남들이 보기에는 만용을 부린다고 생각할 사람이 있는 상황에서도, 니고데모는 바로 하나님의 현존 안에 머물면서 예수와 더불어 ‘현존’한다.

남들이 보기에 상상하기 어려운 희생을 초연한 마음으로 감당하면서 장례를 치룬다. 요셉이 빌라도 총독의 허가를 받고 ‘니고데모도 몰약에 침향을 섞은 것을 백 근쯤 가지고 왔다.’(요19:39). 약 34킬로그램이 되었다. 아리마대 사람 요셉도, 니고데모도 이미 모든 것을 각오하고, 어떤 운명도 받아들이려는 각오와 초연함이 분명하다. 처음 교회 신자들과 제자들이 가슴에 품고 산 순교 그 자체였다.

#5번 유형은 이렇게 니고데모처럼 초연함에 용기가 더해지면 희생적인 지도자가 된다. 교회 전승이 말하는 대로 1세기 중에 순교 당하였다. 비밀 제자로 역할과 책임을 다 한 뒤에 결국 천명하고 나서서 순교자가 되기까지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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