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순에서 연재하였던『“참 나”일 때만 삶은 참되다』를 좀 더 잘 이해하기 위하여 중간이었지만, 제임스 무어의 구르지에프 연대기를 번역 소개하였고, 이제 구르지에프의 생애 : '숨겨진 20년'을 중심으로를 이어서 소개합니다.

4. 숨겨진 20년 (1887-1907), 지난호에 이어

또 그곳에서 구르지에프는 신성무를 접하게 된다. 오랜 수련을 거친 여사제들만 춤을 출 수 있었는데, 그들이 사용하는 특별한 기구들은 감정 결과 최소 4500년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듣는다. 구르지에프는 신성무가 수천 년 전의 사람들이 새겨놓은 진리를 전달하는 책과 같은 것임을 발견한다. 그들이 보여주는 춤은 외적인 정확성과 정밀성 때문에 강한 인상을 받는다. 한편 루보베츠키 왕자는 3년 밖에 살지 못한다는 사원 지도자의 이야기를 듣고 그를 따라 산 위의 다른 사원(올만 사원)으로 떠나 죽음을 준비하기로 결정한다.
석 달 후 사원을 떠난 구르지에프와 솔로비에프는 스크리들로프 교수와 다른 멤버들과 함께 고비사막의 타클라마칸을 여행한다. 그런데 솔로비에프가 야생낙타를 잡으러 갔다 낙타에 물려 죽는 불의의 사고를 당하고 상심한 구르지에프는 케리야 오아시스로 돌아온다.

＊ 1899년 : 구르지에프는 셰이드(seid: 마호메드 직계 후손)로, 스크리들로프 교수는 페르시안 데르비쉬로 위장하고 아무다리야 강을 따라 카피리스탄으로 여행한다. 아무다리야 강 상류는 옥서스라고 부르는데 중앙 아시아 민족들이 신성하게 여기는 곳으로 인류 문명의 발원지로 생각한다. 카피리스탄 부근에서 그들은 그리스어를 쓰는 사람을 만나는데, 바로 이탈리아인인 지오바니 신부였다. 그는 가톨릭 사제였는데 인도선교사로 왔다가 원주민들에게 잡혀 노예로 이리저리 팔려 다니다가 결국 이 고립된 지역으로 오게 되었다. 그는 성실한 태도로 자유인이 되었고, ‘세계형제회 World Brotherhood’ 사람들을 만났는데, 바로 자신이 평생 꿈꾸어왔던 일을 하는 사람들이었다. 지오바니 신부는 결국 세계형제회에 가입하여고, 지금은 ‘자기를 벗어난 self freed’ 높은 수준의 수도자가 되었다. 구르지에프는 그에게서 가르침이나 배움은 지식이나 정보의 전달을 통해서가 아니라 신성의 본질이 발현되는 전달자의 내면의 존재에서 기인한다는 것을 배운다. 이 수도원에서 그들은 6개월을 머무는데 너무 많은 것을 배워서 포화상태가 되었고 더 이상 물을 것이 없을 정도가 되었다고 한다.

＊1900(34세)년 : 구르지에프는 파미르를 거쳐 인도에 이르는 여행을 떠난다. 그는 파미르 어느 계곡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어느 에즈-에주나부란(자기를 이긴 사람이란 뜻으로 은둔형 수행자) 스승을 만난다. 그때 짐승의 포효와 함께 거대한 회색 곰을 만나는데 그 스승은 깜짝 놀라 꼼짝 못하는 일행을 돌아보며 자기 친구인데 매일 먹을 것을 갖다 준다며 태연하게 웃는 것을 보게 된다. 그는 60세에 영혼을 돌보기 위해 데르비쉬, 침례교, 카불의 수도원에서 수행하다 깨달음을 얻고 이곳에 들어왔다는 것이다. 이 노인이 일행들을 치료해주었는데 그경험을 구르지에프는 세 번째 시리즈에서 기록한다. 진리를 찾는 사람들은 해체되고 멤버들은 흩어진다.

＊1901년 : 구르지에프는 트랜스카스피언 불교도로 위장하고 상부 티베트에 들어가 ‘붉은 모자’의 라마에게 배운다. 그리고 티베트인 아내를 맞이한다.

＊1902년 : 구르지에프는 산악 부족들간의 싸음으로 두 번째 총상을 입는다. 그는 타클라마칸 사막 끝의 엥기사르 오아시스에서 회복한다. 거기에서 구르지에프는 일종의 깨달음을 얻고 최면술이나 생체 자기학을 과학적이거나 이타적인 목적을 제외하고는 사용하지 않기로 맹세한다.

＊1903년 : 구르지에프는 티베트에 돌아온다. 그러나 프란시스 영허스밴드 대령이 티베트를 침공한다(7월5일). 영국이 티베트인 구루를 학살하고(1904년 3월), 결국 라사에 진입한다(8월 3일). 라마를 시작으로 끝없는 학살을 목도하면서 구르지에프는 전쟁에서 발생하는 집단적 암시와 히스테리와 싸우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몸에 부종이 생겨 부모가 있는 알렉산드로폴로 돌아간다. 건강을 회복한 구르지에프는 다시 중앙아시아로 여행하지만, 코자크와 고리안 족 사이의 싸움에서 다시 세 번째 총상을 입는다. 어렵게 그는 2년 전 건강을 회복했던 아슈카바드 엥기사르 오아시스로 간다. 이곳에서 구르지에프는 끝없는 탐구가 아닌 지금 이 순간 본래 내가 누구인가를 기억하는 자기기억에 대해 다시 눈을 뜬다. 그리고 어떤 목적으로든지 최면술이나 생체 자기학은 다시는 사용하지 않으리라고 결심한다.

＊ 1905-1907년 : 구르지에프는 잘 알려지지 않은 중앙아시아 수피 공동체에서 2년을 보낸다. 아마도 엥기사르에서의 깨달음을 정립하고 내면화하는 시간이 아니었을까 추정한다. 그는 타슈켄트에 머물다가 비트비츄카이아의 임종을 지킨다.


5. 나가는 말

이후의 구르지에프는 러시아와 유럽에서 가르침을 펼친다. 소위 그의 공생애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와 그의 제자들도 늘 내면의 물음에 집중했기에 사실에 바탕으로 하는 연대기적 기록에 소홀한 것 같다. 그래서 일정부분 그의 스승에 대한 신화적 각색이 있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그의 가르침은 엄격하고 어렵다. 자발적 고난으로 불리는 수련의 핵심은 그가 요구하는 길이 얼마나 힘든 것인가를 보여준다.
그러나 그 자신이 그랬듯이, 그리고 그가 만났던 수많은 놀라운 사람들이 그랬듯이, 참된 삶에 대한 그런 욕구와 도전이 없다면, 우리 삶에 어떤 진보가 있을 수 있겠는가? 우리 자신을 돌아보면 알게 될 것이다. 구르지에프가 그렇게 열정적으로 또한 처절하게 걸었던 그 길을 따르라고, 신성한 본질인 나의 참 존재가 부르는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시기를! (끝)


참고문헌
놀라운 사람들과의 만남, 구르지에프 저, 폴라 옮김, 샨티, 2003
Life is real only then when??I am??, Gurdjieff. Series 3.
Chronology of Gurdjieff's Life, James Moore, Gurdjieff International Review vol.1. vol.1.

번역: 이은재 목사
대한에니어그램 영성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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