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고 들은
그것을 여러분에게 선포하는 목적은
우리가 아버지와 그리고 그분의 아들 예수 그리도스와 사귀는
친교를 여러분도 함께 나눌 수 있게 하려는 것입니다.
(I 요한 1, 3).

이 시대의 우리 모두에게 공동체 건설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민주 문화 공동체와 인간화 공동체 건설을 선교적 과제로 받아들이는 하나님의 백성으로서는 바로 이 코이노니아 성서연구를 통하여 그 일을 수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폴 헨슨 Paul D.Hanson이 그의 저서 『부름받은 백성: 성서에 나타난 공동체 성장사 The People Called: The Growth of Community in the Bible』에서 말하는 것처럼, 성서는 공동체의 역사이며 증언이기 때문에 성서연구에서 공동체 형성에 필요한 지식과 지혜를 얻을 수 있는 것은 물론이요, 더욱이 그것을 함께 나누며 함께 경험의 바탕을 만들어 나아갈 때 우리는 더욱더 공동체 형성의 기초를 든든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말씀의 나눔이 사랑의 나눔으로 이어지려면 늘 유의할 것들이 있다. 성서는 개인에게 주어진 책이기에 앞서서 공동체에 주어진 책이다. 그러므로 공동으로 생각하고, 공동으로 체험하며, 공동으로 노력할 때, 즉 공동체적 활동으로서 성서연구가 이루어질 때 성서는 보다 의미 있는 생명의 말씀으로 우리에게 되살아난다.

첫째, 주어진 본문을 연구해도 부분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신구약 전체의 문맥 속에서 살펴보아야 하며, 이른바 ‘성서적 사고 聖書的思考’를 통하여 본문을 연구하여야 한다.

둘째, 우리가 원하는 것과 생각하고 있는 것을 미리 정해놓고 아전인수격으로 또는 견강부회하는 식으로 본문을 해석할 것이 아니라, 겸허하게 본문이 본래적으로 우리에게 말씀하려는 것에 귀를 기울이며 거기에서 실마리를 찾으려고 노력하여야 한다.

셋째, 우리의 마음눈을 열고 항상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려는 개방성을 가져야 한다. 우리의 생각이 깨어지고 바뀌어야 할 때에는 과감하게 그것이 깨어지고 바뀌도록 하여야 한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믿고 그의 진리를 믿는 것이지, ‘그리스도를 믿고 있다는 사실’을 믿는 것은 아니다.

넷째, 관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관용은 공동체의 초석이 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생각과 말과 태도에 대하여 관용하는 자세를 가질 때에만 공동연구는 원만하게 이루어지며, 나아가서는 공동체가 원만하게 성숙하여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진정한 사귐의 공동체가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말씀의 나눔이 사랑의 나눔으로 이어질 때, 우리는 공동체의 성숙을 통하여 하나님의 현존과 그리스도의 부활의 능력을 증언하는 사람들이 된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