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은사와 방법 성서를 읽을 때, 개인적으로나 공동체적으로 어떻게 읽을 것인가 하는 것이 늘 문제가 된다. 그래서 바르게 쓸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것은 성서를 읽고 연구하는 과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만큼 방법은 중요한 것이다. 그래도 어디까지나 성서연구의 목적 즉 성서를 읽는 목적이 먼저 분명히 확인되고 그 목적에 부합되고 일치되는 방법을 찾아야만 하는 것임을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

성서를 읽으면서 방법이란 말을 떠올릴 때, ‘방법’(methodos 또는 methodeia)이란 그리스어가 교육학적으로나 특히 공동체성서연구에 있어서 중요한 의의를 드러내준다. 그 말을 직역하면 ‘누군가와 함께 길을 가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신약에는 이 단어가 두 번(엡4:14, 6:11)나오는데, 공교롭게도 ‘속임수’란 뜻으로 쓰여지고 있다. 따라서 한스 뤼디 웨버 Hans-Rudi Weber는 이 말이 방법에만 치중하거나 현혹되는 사람들에게는 “진정한 경고가” 된다고 주장한다. “누군가와 함께 길을 가는 것”이 길을 함께 가는 이들 모두에게 유익하고 선한 것이어야지, 함께 길을 가게 만드는 사람들에게만 유익하고 나머지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 반대의 결과가 된다면, 함께 길을 가게 하는 것은 ‘속임수’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공동의 선을 이루고 함께 길을 가는 이들 사이에서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는 길은 방법을 터득하는데 있다.

이와 같은 방법은 목적에 일치할 때와 부합되지 못할 때에 전혀 다르게 나타난다. 방법은 성령이 활동하시는 경로가 될 수도 있고 장애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방법에 대하여 신중하게 성찰하고 잘 쓰는 법을 배우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그러나 하나의 이상적인 방법이란 없다. 어떤 구체적인 상황에서 가장 좋은 방법이란 성서의 이야기나 주제나 본문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더욱이 함께 읽는 이들의 구성이나 요구에 따라서도 다를 수 있고 모임의 장소와 시간, 그리고 인도자의 은사에 따라서도 역시 다를 수밖에 없다.(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