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적 설교의 사례

감사제와 삶의 경축

-친교와 축제의 공동체(신 26:1-15)

성서적 삶의 범례를 찾아서 워크숍 형태로 본문에 접근한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본문의 배경과 전후 문맥

1) 신명기 4:44-26:19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의 율법을 소개하면서 본격적으로 선포한다. 이를 크게 세 단원으로 나눈다면 첫째, 서론(4:44-49), 둘째, 십계명(5:1-11:32), 셋째, 규례와 법도(12:1-26:19)로 나누어 볼 수 있다.

2) 신명기 22:1-25:19

모세의 본격적 선포(4:44-26:19)를 마무리하는 이 대목은 바로 언약공동체에 관한 규례와 법도를 다루고 있다. 첫째는 언약과 거룩한 제도(22:1-30), 둘째는 정의와 언약의 회중(23:1-18), 셋째는 정의와 언약의 신도(23:19-25:19)에 관한 규례와 법도인데 그 내용을 간추리면 순종의 기초로서 사랑을 중심으로 하여 언약과 질서의 본질을 다룬다. 구체적 적응으로서 결혼제도와 회중의 구성, 진중의 생활규범 등을 다룬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웃에 대한 사랑이다. 그 독특성은 바로 약한 사람과 궁핍한 사람, 낮선 이들에 대한 사랑의 보살핌으로 나타난다.

신명기 23장 19절로 25장 19절의 메시지를 요약하면, 오늘 우리가 받는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다. 신명기의 신앙은 명백히 말해서 개인주의적 경건이 아니었다. 반대로, 이 대목의 주제는 바로 거룩한 믿음은 거룩한 행동으로 나타나야 한다는 것이다. 각 영혼의 성화는 바로 사회의 성화로 그 효력을 나타내는 것이다. 따라서 이스라엘도 단순히 거룩한 개인들이 아니라 거룩한 민족, 즉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7:6)이었다.

이 본문에 담겨 있는 거룩함과 성결은 아주 구체적으로 사회제도와 생활에 적용되어야 하는 것이었다. 일찍이 존 웨슬리는 이 본문에 토대하여 말하기를 “기독교는 본질적으로 사회적 종교이며, 기독교를(혼자서 믿는) 고독한 종교로 만들려는 것은 곧 기독교를 파괴하려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리스도의 복음이 아는 종교는 사회적 종교 social religion 밖에는 없으며, 성결이라면 사회적 성결밖에는 없다. 사랑으로 표현되는 믿음만이 크리스천 완전의 길이와 넓이와 깊이이다”라고 하였다.

본문의 주석

본문(26:1-15)의 배경을 살피며 확인하였듯이 언약공동체와 그 구성원들의 삶에 대한 규례와 법도를 응축하여, 구체적 표본으로 제시하듯이 오늘의 말씀에 예전 禮典이 제시된다. 이 예전은 하나님을 주님으로 확증하고 고백한다.

예전의 첫 번째 부분(26:1-11)은 햇곡식을 예물로 봉헌하기 위한 것이요, 둘째 부분(26:12-15)은 십일조를 드린 후의 예전이다. 오늘날 공동 성서일과 Common Lectionary는 불행히도 본문을 26장1-11절로 제한시키고 있는데, 이 부분은 하나님의 은총에만 집중되고 있다. 여기서 끊으면 전체의 균형이 깨진다. 은총의 주제(1-11)와 응답으로서의 행동(12-15)의 주제가 어우러져서 신앙공동체를 더욱 성숙시켜야 한다.

하나님의 은총 없이는 인간의 노력에 헛수고가 될 수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인간의 노력 없이는 하나님의 은총을 감당할 길이 없다. 하나님의 선행적 은총 prevenient grace과 인간이 응답으로서의 행동 action response이 만나서 조화되어야 한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