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신학

성서와 문학을 통전적으로 보면서 이야기 신학을 새롭게 ‘인정’할 필요가 있다. 이야기 신학 또는 설화 신학은 성서가 지니고 있는 ‘설화 예술’을 재발견하고, 그것을 통하여 드러나는 하나님의 뜻과 의도성 그리고 그 이야기 속에 담긴 메시지를 새롭게 받아들이도록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성서 안에는 세련된 설화 예술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 신학은 감성적 차원을 차단하고 지적 측면만 강조해왔다. 특히 계몽기 이후의 합리주의와 과학주의적 방법이 설화에 대한 관심과 연구를 가로 막았었다.

역사비평 방법과 설화 신학 방법이 드러내는 성서연구와 해석의 차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스파이저 E. A.Speiser같은 신학자들은 ‘유다와 다말’의 이야기(창38장)가 요셉의 드라마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한다. 다만 요셉의 운명에 대한 서스펜스를 형성하고 이집트에서 요셉이 활동할 때까지의 시간경과를 위해서 삽입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여기에 비하여 이야기신학으로 해석하는 로버트 올터 Robert Alter같은 신학자들은 그 두 이야기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밝히고 있다.

유다는 요셉을 팔아넘긴 뒤에 아버지를 속였다. 그 유다가 며느리인 다말에게 속았다. 유다가 아버지에게 피 묻은 옷을 가지고 가서 “잘 살펴보십시오” haker-na하고 말한다. 다말이 또한 유다가 맡겼던 도장과 허리끈과 지팡이 등 담보물을 내놓으면서 말하였다. “잘 살펴보십시오” haker-na. 유다의 아버지 야곱이 ‘알아보았다’ vayaker. 다말의 시아버지 유다도 ‘알아보았다’ vayaker. 두개의 동사가 요셉이 팔려간 이야기와 유다와 다말의 이야기를 연결시키고 있음은 이미 1500여 년 전의 미드라쉬에 명시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