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석의 원리 2

성서를 해석할 때 흔히 메시지를 찾는데 초점을 맞추는데, 한 걸음 더 나가서 본문의 의도성을 찾는 데까지 이르러야 한다. 예를 들어 마가복음 10장 42-45절에서 예수께서 권력정치와 섬김에 대하여 말씀하시는데, 이 메시지는 섬김과 십자가의 대속의 은총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러나 그 본문의 의도성은 ‘코이노니아’에 없음을 보게 된다. 각기 다른 성향을 지닌 사람들이 경쟁하며 시기할 때, 긴장이 끝내 분열로 치닫게 된다. 그때에,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신 예수께서는 코이노니아가 가능해지도록 힘과 섬김의 함수관계를 가르치시게 된다.

둘째로, 상응성의 원리가 있다. 성서의 세계와 오늘의 세계 사이에 상응하는 점을 살필 필요가 있다. 그러면 사회 현실과 문화 그리고 역사적 상황이 서로 만나는 측면을 발견하게 된다. 본문의 상황과 오늘의 상황이 거의 똑같다고 할 만큼 서로 상응한다면, 우리는 시대의 차이를 뛰어넘어 동시대의 글을 읽는 것처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그 차이에 따라서 상응성의 정도를 파악하고 거기에 맞춰서 해석의 다리를 놓아야 할 것이다.

셋째로, 양극성의 원리를 떠올린다. 어느 본문을 읽어도 양극을 드러내는 요소들이 있다. 때로는 사람들의 성향이나 사회 현상 또는 역사적 현실과 신앙의 양태 같은 것들이 상반된 모습으로 나타난다. 죄를 지으려는 인간의 속성과 끊임없이 용서하시는 하나님의 본성이 바로 양극성의 대표적인 것이다. 고린도후서 5장은 양극성의 좋은 본보기가 된다.

넷째로, 동일성의 원리가 있다. 성서본문의 주인공들이 어떻게 회개하며 전향하고 결단하는가를 살피며, 오늘의 회중이 그들과 자신들을 동일시하게 되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흔히 성서의 본문에 등장하는 영웅이나 ‘멋진 사람’과 자신을 동일시하려고 한다. 그러나 죄인을 부르러 오신 예수와 만나고, 용서하시는 하나님의 은총과 구원을 받으려면 죄를 회개해야 할 등장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하면서 회개하고 결단해야 한다. 그래서 동일성의 원리는 인간의 응답과 고리 지어지며, 실존적으로 위기의식을 느끼고 회개하고 결단하며 변화를 향하여 나서는 것을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