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자는 어떤 자세로 본문을 대해야 하는가? 설교자는 하나님께로부터 생명의 말씀을 위탁받아 선포하는 사람이다. 설교자를 누가 가르치겠는가? 스스로 경청하는 마음을 갖추지 못하고서는 무슨 말도 귀담아 들을 수가 없다. 그러므로 무엇보다도 먼저 성령께서 가르치시는 말씀을 들으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우선 우리는 진리를 깨닫는 방법으로써 한스 게오르그 가다머 Hans Georg Gadamer가 제시하는 ‘문답의 논리’를 유념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윌리엄 톰슨 William D. Thompson이 제시하는 해석의 원리 가운데 몇 가지를 우선 상기할 필요가 있다.

첫째, 설교자가 어떤 결론을 먼저 내려놓고 그것을 설명하거나 뒷받침하기 위하여 성서 본문을 읽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설교자는 주어진 본문을 읽으면서 그 속에 담긴 하나님의 의도성 intentionality 1)이 무엇인가를 묻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그 말씀을 기록한 저자의 의도성 -저자가 깨달은 하나님의 의도성-이 무엇인가를 물어야 한다. 이것은 이른바 삶의 자리를 살펴보고, 메시지를 파악하는 것보다 한층 더 심층적인 것이다.

둘째, 본문을 처음 받아 본 독자들의 상황이 어떤 것이었을까를 살펴보면서 그것이 오늘 우리의 상황과 어떻게 만나는가를 살피며 상응성을 물어야 한다. 그때와 지금이 비슷하거나 거의 똑같은 상황이었는가를 묻는 것이다.

셋째, 주어진 본문 자체 속에 서로 상반된 요소들이 어떻게 등장하고 또 묘사되고 있는가를 살피면서 양극성을 물어야 한다. 이를테면 ‘우리의 장막 집’과 ‘하늘에 있는 영원한 집’, 또는 ‘믿음을 바탕으로’와 ‘보는 것을 바탕으로’ 등등의 반대말을 통하여 그 가운데 있는 뜻을 찾는 것이다.

넷째, 본문 속에 등장한 인물 가운데 누구와 나를 동일시할 것인가를 살피며 동일성을 물어야 한다. 승리하고 성공한 영웅이나 의인과 나를 동일시할 것이 아니라 죄를 회개하고 용서와 구원의 은총을 바라야 할 바로 그 사람과 나를 동일시하며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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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ntionality : 문화인류학적 개념으로 숨은 동기를 찾자는 의미에서의 의도성 또는 동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