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를 눈으로 읽어 지식을 얻고 쌓아두려는 것으로 그칠 수는 없다. 성서의 어떤 지식도 지식 그 자체로서 목적이 아니라 그 지식을 실행에 옮기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서는 마음으로 읽어야 한다. 앞서 얻은 지식이 그 속에 어떤 뜻을 지니고 있는가를 헤아리며 신학적 사고와 명상을 통하여 깊이 들어간다. 하나님과 나, 하나님과 너, 그리고 하나님 안에서의 나와 너, 자연, 역사 문화, 사회 등을 연결 지어 관계성 속에서 뜻을 살핀다. 그리고 나서 터득한 뜻 앞에서 이제까지의 우리와 우리의 삶을 반사시켜 성찰하고 회개한다. ‘돌아섬 metanoia/shub/turn’이다. 결단을 거쳐 실행으로 옮겨질 때, 말씀이 곧 실천과 실행으로 옮겨질 때 ‘몸으로 읽는 성서 Somatization of the Bible’가 시작된다. 나 혼자서 실존적으로 그리고 실천적으로 성서를 몸으로 읽을 때, 그것은 시작이요,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교회공동체가 말씀을 실행으로 옮길 때 ‘몸으로 읽는 성서’가 무르익는다. 흩어져서 혼자 읽거나, 모여서 공동체로 읽거나, 어느 경우에도 코이노니아를 떼어놓을 수는 없는 것이다. 그래서 몸으로 읽는 성서는 ‘공동체성서연구’로 이어진다.

사실 따지고 보면, 아무도 하나님을 독점할 수 없다. 은혜를 독점할 수도 없고, 생명을 독점할 수도 없다. 마찬가지로 진리를 독점할 수도 없다. 사랑을 독점할 수도 없고, 정의와 평화도 독점할 수 없다. 진선미 그 어느 것도 독점할 수는 없다. 다만 공유하며 함께 나누며 함께 살 뿐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생각하거나, 더욱이 하나님을 생각할 때, 우리는 겸손하게 우리 자신의 한계를 느껴야 한다. 하나님을 이해하거나 안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다만 우리의 믿음과 그 분량 안에서 사랑할 뿐이다. 따라서 그분의 말씀을 어느 누가 혼자서 독단적이며 최종적인 해석을 가하면서 끝내줄 수는 없다. 오로지 제한 속에서라도 말씀에 대한 이해와 통찰과 느낌과 해석 등 모든 가능한 노력을 공유하며 함께 나눌 수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