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몸으로 사는 성서

‘몸으로 사는 성서’를 위기의식과 회개를 불러일으키는 성서연구 또는 실존적 연구라 한다. 왜 그런가? 그것은 지식이나 의미를 발견하고 나서도 그대로 살지 않는 허위의식이나 위선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깨달은 뜻을 삶으로 이어가며 고백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성서가 하나님의 구세사 救世史, 즉 하나님께서 구원하시는 역사의 대하드라마를 담고 있는 책이라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몸으로 읽는 성서는 곧 몸으로 사는 성서가 되어야 함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그것은 결코 남의 이야기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성서연구를 통하여 먼저 이 구세사 드라마 Salvation History Drama를 잘 지켜 본 후 그 속에서 우리 각자의 카리스마(은사)와 함께 각자의 역할이 무엇인가를 발견하고, 그 다음에는 우리가 발견한 각자의 역할을 실연 實演하기 시작하여야 한다.

이와 같이 우리가 성서본문의 극적인 사건에 참여하고 개입하며 위기의식과 회개를 경험하고 결단하며 행동으로 옮겨 나가는 것이 바로 성서를 몸으로 읽는 것이며 동시에 몸으로 사는 것이다. 더욱이 말씀이 사람이 되셔서 우리와 함께 계시며 우리의 수난과 역사에 개입하시는 예수 그리스도는 기원 30년 4월 어느 금요일 정오라는 과거의 한 시점에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것으로 끝난 분이 아니다. 또 그 사건은 나 그리고 우리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구원하는 사건이요, 오늘도 우리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구원하는 사건이요, 오늘도 우리를 생명으로 이끌어가는 구원과 변화의 능력을 지닌 사건임을 우리가 증언하는 사람으로 성서를 받아들일 때, 그것은 바로 몸으로 읽는 성서가 된다. 이와 같은 성서적 사고를 통하여 성서를 읽고 생각하며 회개하고 결단할 때, 성서는 살아 있는 말씀으로 우리 가운데 되살아나고 ‘몸으로 읽는 성서’가 되며 ‘몸으로 사는 성서’가 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