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은
율법의 말씀을 들으면서,
모두 울었다.

모든 백성은
배운 바를 밝히 깨달았으므로,
돌아가서 먹고 마시며,
없는 사람들에게는 먹을 것을 나누어 주면서,
크게 기뻐하였다.
(느헤미야 8 : 9a, 12)

때와 자리를 막론하고 말씀을 통하여 위기의식과 심판 Crisis을 느끼는 사람들은 스스로 죄인임을 깨닫는다. 바울로 사도는 말한다. ‘모든 이는 죄를 지었다.’(로마 3 : 23). 특히 우리가 느헤미야 8장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회개하는 모습을 볼 때 히브리서 기자의 말씀이 실감난다.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힘이 있으며 어떤 쌍날칼보다도 더 날카롭습니다. 그래서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영혼과 정신을 갈라놓고 관절과 골수를 쪼개어 그 마음 속에 품은 생각과 속셈을 드러냅니다’(히브리서 4 : 12). 말씀 앞에 비쳐진 자신의 모습과 말씀 앞에 드러난 죄를 그대로 안고 나갈 수는 없다.

죄가 드러나지 않거나 죄를 깨닫지 못하였을 때는 몇 해라도 그대로 살아왔던 그들이었으나, 일단 죄가 드러나고 인식되었을 때 그들은 부끄러움을 느끼며 회개하게 되었다. 회개 Metanoia는 지내놓고 안다는 뜻이 있으며 아울러 방향을 바꾼다는 뜻이 있다. 이른바 전향 轉向을 하는 것이다.

이제까지 말씀을 등지고 살았거나 외면하며 살아 왔던 길에서 전향하는 것이다. 법전을 지키지 않고 살아 왔거나 법전에서 명령한 초막절을 지키지 않으며 살아 왔던 길에서 전향하는 것이다. 무엇이든지 제몫이라 하여 혼자 즐기며 살아 왔거나 기득권을 고수하며 살아 왔던 길에서 전향하는 것이다. 개인의 이익에만 몰두하면서 공동체와 그 구성원들에 대하여 무관심하며 살아 왔던 길에서 전향하는 것이다. 개인적인 삶의 영역에서 감각적인 쾌락이나 향락은 추구하면서도 공동체의 축제나 진정한 삶의 경축은 외면하면서 살아 왔던 길에서 전향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