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성서연구를 처음 대하는 이라면 누구나 먼저 갖는 물음들이 있다. 성서연구를 왜 공동체성서연구라 부르나? 공동체성서연구가 지향하는 목적은 무엇이고, 또 공동체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밖에도 신학이나 방법 등과 연관되는 수 많은 물음이 나올 법하다. 그래서 우선 기본적인 몇 가지 물음에 답하며 이해를 도모하려 한다.

오늘날 한국교회에 소개되어 사용되고 있는 성서연구 방법과 교재는 매우 다양하다. 그 어떤 것도 원론적으로 따지고 보면, 성서연구를 통하여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고, 하나님을 체험하고 영성을 새롭게 다듬는데 그 목적이 있어야 한다. 결국 예수 그리스도를 닮기 위하여 변화되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모든 성서연구가 다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월터 윙크 Walter Wink가 "성서와 인간의 변화" Bible in Human Transformation에서 선언한 바 있듯이 변화로 이어지지 않는 지식위주의 성서연구는 파산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이며 성서와 변화의 주제를 깊이 성찰할 필요를 느낀다. 공동체성서연구는 그러기에 공동체를 의식하고, 공동체를 형성해 나가는 과정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기적인 개인중심이 원심력에 의하여 분열을 조장하는 데 반하여 공동체중심은 구심력에 의하여 회개와 일치를 부추기는 힘이 있다. 따라서 성서연구를 하되 공동체적 노력과 공동체 형성과 부합되는 방법을 통하여 실행할 때 성서연구의 목적과 방법이 이미 하나로 어우러지는 과정을 경험하게 된다. 이것이 공동체성서연구이다.

공동체적 노력을 전제로 하다 보면 우선 어떤 한 사람의 일방적 해석이나 전달에 의존하는 주입식이 아니라 대화를 통하여 말씀의 나눔으로 진행하게 된다. 설득하려는 것도 아니요, 지식의 강요는 더욱 아니다. 일찍이 수잔 드 디트리히 Suzanne de Dietrich가 말한 것처럼 공동체성서연구는 신앙토론도 아니고 신학논쟁도 아니다. 대화를 통하여 말씀을 기도하며 더불어 나눌 때에 그 위에 성령께서 감동하시기를 기다린다. 기도로 시작하여 기도로 마쳐야 하는 만큼 공동체성서연구는 기도의 언어로 이어져야 한다.